이제 6승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리그 최고의 토종 투수다.
'괴물 에이스' 한화 류현진(25)은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에서 8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3-0 영봉승과 함께 시즌 6승(8패)째를 거뒀다. 어느덧 9월이 찾아온 지금 이 시점에서 류현진이 6승에 머물고 있다는 게 많이 어색하지만 여전히 각종 지표는 그가 최고의 토종 투수라는 걸 증명하고 있다. 불운에 시달리고, 위력이 예전만 못한다 해도 류현진만한 토종 투수는 없다.
▲ 리그 최다 탈삼진

역시 류현진하면 삼진이다. 부상으로 고생한 지난해를 제외하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 연속 탈삼진 1위 또는 2위에 올랐다. 2006·2007·2009·2010년 무려 4차례나 탈삼진왕을 차지했다. 그보다 더 많이 탈삼진왕을 차지한 투수는 선동렬(5회)밖에 없다. 올해도 탈삼진 1위가 확정적인 류현진은 데뷔 7년 만에 선동렬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것이다.
올해 류현진의 탈삼진 페이스는 독보적인 수준이다. 탈삼진 166개는 2위 쉐인 유먼(롯데·123개)과 무려 43개나 차이난다. 역대 탈삼진 1~2위 격차로는 역대 5번째이며 최근 10년 통틀어 가장 큰 차이다. 올해 9이닝당 탈삼진 10.3개는 개인 최고 기록이었던 2006년(9.1개) 능가한다. 2006년 류현진(204개) 본인을 끝으로 끊긴 200탈삼진 계보를 6년 만에 이어갈 게 유력하다.
▲ 토종 최다 투구이닝
류현진하면 역시 이닝이터다. 2006년(201⅔)~2007년(211) 2년 연속으로 200이닝 이상 던지며 이 부문 2위에 올랐고 2008년6위(165⅔), 2009년 2위(189⅓), 2010년 2위(192⅔) 등 2011년(126)을 제외하면 모두 160이닝 이상 던졌다. 데뷔 첫 6년간 1086⅓이닝을 던졌는데 같은 기간 류현진 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 장원준(979이닝)과도 100이닝 이상 차이가 난다.
올해도 류현진의 이닝이터 본색은 변함없다. 22경기에서 145⅔이닝을 던졌다. 리그 전체 5위의 기록인데 류현진 위로는 모두 외국인 투수들이다. 토종 투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다는 뜻.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두 번 걸렀는데 경기당 평균 6.62이닝을 던졌다. 이는 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한다. 류현진처럼 많은 이닝을 꾸준하게 던져줄 수 있는 토종 투수는 없다.
▲ 최다 7이닝-2자책점 이하 피칭
퀄리티 스타트의 값어치가 떨어졌다지만 그래도 선발 투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는 틀림없다. 올해 류현진은 22경기 중 17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했다. 브랜든 나이트(넥센·22경기)에 이어 리그 공동2위에 해당하는 기록. 쉐인 유먼(롯데)과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함께 공동 2위인데 토종 투수 중에는 단연 최다 기록이다. 이용찬(두산)이 14경기로 뒤따른다.
류현진의 퀄리티 스타트는 단순히 6이닝 3자책점을 채우는 수준이 아니다. 류현진이 퀄리티 스타트 한 17경기 중 13경기가 무려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피칭이었다. 이는 니퍼트와 함께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수치. 8이닝 퀄리티 스타트도 6경기로 나이트(8경기) 다음으로 많다. 최대한 많은 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을수 있는 투수. 누가 뭐래도 류현진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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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