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감동 사연이 있고, 과한 개성으로 웃음을 주는 참가자들의 모습도 여전했다. 다만 ‘슈퍼스타K4’만의 맞춤복이 사라진 듯한 인상은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4’(슈스케4)에서는 예선 세 번째 편이 전파를 탔다. 이날 ‘슈스케4’는 감동 사연을 지닌 참가자들과 웃음을 유발하는 괴짜 참가자들, 그리고 진지하게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정직한 참가자들에게 고르게 시선을 분배했다.
2NE1의 ‘론리’를 맛깔스럽게 부른 박다빈, ‘성형중독남’ 닉네임 보다 ‘도시의 밤’을 매력적인 음색으로 소화한 임우진, 여자를 홀리기 위해 음악을 시작했다는 재치 보다 실력이 더 출중했던 진성호, 제2의 손예림을 예감케 하는 15세 천재소년 나찬영, 기타 치며 노래하는 모습이 장재인을 연상케 한 이경빈 등 정직한 실력파 참가자들은 슈퍼위크행 티셔츠를 받아들고 환호했다.

반면, 레이디가가 퍼포먼스로 웃음을 안긴 김승한, 음악 보다 몸매자랑에 여념이 없던 이상아, 70대 래퍼 서창모, 자폐아들을 위해 오디션에 참가한 은종엽, 아이돌그룹 활동경력이 있는 김정현 등은 부족한 실력으로 탈락의 쓴맛을 봤다.
웃음도 있고 감동도 있고 실력파 참가자도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슈스케4'에서는 인상적인 순간이 탄생하지 못하는 딜레마도 발생했다. 실력보다 튀는 것에 관심을 두는 참가자들을 향한 심사위원들의 날선 독설은 자취를 감췄고, 동시에 빼어난 재능을 지닌 어린 참가자들에 대한 경탄도 줄었으며, 카메라 역시 이들의 재능과 광기라는 재료를 맛깔나게 요리하기 보다는 그저 담는 것에 그쳤다. 그러다 보니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는 인상적인 순간이나 슈퍼위크행이 기대되는 참가자들 역시 실종될 수 밖에 없었다.
이날 방송 중 심사위원 싸이는 천재소년 나찬영이 등장하기 전 “손예림처럼 (느낌이) 빡 오는 애 좀 왔음 좋겠다”는 말을 흘렸다. 감동과 웃음 조절을 비슷하게 분배한 이날 ‘슈스케4’의 인상은 싸이의 저 심사평과 다르지 않았다. 심사위원 백지영이 자폐아들을 위해 노래하고 싶다는 은종엽에게 “이 경쟁에 끼지 말고 가족들 곁에 있으시라”는 평을 남긴 건 다소 강한 맛일지언정 ‘슈스케4’만의 맞춤복으로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던 이전 시즌에 비해 다소 평이한 옷으로 갈아입은 이날의 '슈스케4'를 상징하는 것 같아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sunha@osen.co.kr
엠넷 ‘슈퍼스타K4’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