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에는 슬럼프가 겹쳤고 후반기 들어서는 호투 릴레이를 펼쳤으나 계투 난조나 타선 지원 빈약으로 승리 추가 페이스가 더뎠다. ‘써니’ 김선우(35, 두산 베어스)가 이번에는 불운한 에이스의 모습을 벗어던질 수 있을까.
김선우는 올 시즌 23경기 5승 7패 평균자책점 4.76(8월 31일 현재)을 기록 중. 지난해 16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하며 당시 투수 4관왕 윤석민(KIA)과 함께 국내 우완 선발의 자존심을 드높였던 그 선수의 성적표로 보기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올 시즌 김선우는 엇박 행보 속에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좋은 몸 상태와 컨디션을 보여주다 시범경기 막판 이용규(KIA)에게 무릎을 강타당하는 타구를 맞았던 김선우는 전반기 동안 3승 5패 평균자책점 5.36에 그쳤다.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었으나 무릎을 맞은 후 상체 위주의 투구가 되었고 결국 타자들의 스윙을 피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7월 들어서부터는 나아지는 모습을 보인 김선우. 7월 김선우는 평균자책점 2.25로 호투했으나 승패 전적은 2승 2패에 그쳤다. 이 가운데에는 마무리 스콧 프록터의 2블론세이브도 있었다. 다 잡았던 동갑내기 선발 투수의 승리가 날아간 데 대해 당시 프록터는 더욱 미안하다는 뜻을 밝혔고 김선우는 “괜찮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블론세이브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오히려 프록터를 다독였다.
슬럼프와 마무리 난조의 터널을 지나자 이번에는 빈타라는 터널에 진입한 김선우다. 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 선발승 제로의 모습을 보이며 ‘기선제압’이라는 단어를 잊은 지 오래다. 경기 당 2점 미만의 공격력으로 빈타에 허덕이는 두산. 가장 최근 선발승이 바로 지난 8월 11일 잠실 SK전에서 김선우가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경기였다.
팀의 가장 최근 선발승을 수확한 후 김선우도 두 경기에서 불운의 아이콘이 되었다. 8월 17일 잠실 삼성전에서 김선우는 1회 2실점을 했을 뿐 7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제 몫을 했으나 타선이 지원한 점수는 없었다. 23일 잠실 넥센전에서 김선우는 상대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에 밀리지 않는, 8이닝 8피안타 2실점 1자책으로 쾌투를 펼쳤으나 타선 지원도 없었을 뿐 더러 수비 실책까지 겹치며 승리를 날려버렸다.
1일 SK전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두산 타선은 여전히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상대 선발은 7승 3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 중인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다. 올 시즌 두산전에 첫 등판하는 김광현은 4승 6패 평균자책점 4.84로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낸 지난해 두산을 상대로 1승 1패 평균자책점 1.35의 좋은 모습을 보였다. 2010년에도 김광현은 두산 상대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호투했다.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김광현은 대체로 두산 타선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타선 페이스도 가뜩이나 안 좋은 데 천적 투수와의 맞대결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김선우가 김광현과 SK 타선에 밀리지 않는 호투로 제 몫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연이은 불운으로 인해 국내 무대 5년차 시즌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김선우는 과연 어두운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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