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6일 그들은 2점 차를 지키기 위해 외국인 에이스를 계투 요원으로 올렸다가 뼈아픈 역전 스리런을 맞고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리고 2년 여가 지난 이번에는 패배를 면했으나 선발 요원을 올린 후 적절한 교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동점에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그 파도에는 두산 베어스 투수진 맏형 김선우(35)가 휩쓸리고 있었다.
두산은 1일 문학 SK전에서 선발 김선우의 6이닝 1실점 호투 후 3-1로 앞선 7회말 5선발 김승회를 계투로 올렸다가 8회말 김승회-이혜천이 상대 예봉을 꺾지 못하며 동점과 역전을 내줬다. 9회 양의지의 동점 솔로포로 간신히 동점은 만들며 연장 12회 끝 두산은 4-4로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시즌 전적 55승 2무 51패(1일 현재)에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나는 데는 실패한 두산이다.
특히 이날 경기는 자칫 2년 여 전 맞대결 패배가 될 뻔 했다. 2년 전인 2010년 5월 16일 문학 SK-두산전에서 두산은 4-2로 앞선 7회말 2사 1,2루서 선발 김선우를 내리고 켈빈 히메네스를 마운드에 올렸으나 김재현의 역전 결승 우월 스리런으로 4-6으로 패하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선두 SK에 2경기 반 차로 다가설 수 있던 기회서 4경기 반 차로 격차를 넓히고 말았던 바 있다. 당시 선발 맞대결은 김선우-김광현 매치업이었고 김선우는 6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채 주자를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승계 주자를 남겨두기는 했으나 충분히 좋은 호투를 펼친 김선우였다. 히메네스도 하루 걸러 선발등판을 앞두고 불펜피칭을 겸해 계투로 원포인트릴리프 임무를 받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결과는 두산이 원했던 것과 반대로 흘러갔다. 불펜피칭과 실전 등판은 엄연히 다르게 마련. 투구 스케쥴에 맞춰 등판하던 히메네스는 초구부터 높은 공을 던지며 불안감을 노출하다 경험 많은 베테랑 김재현에게 몰린 슬라이더(133km)를 던졌다. 지금은 은퇴한 김재현은 이를 놓치지 않고 제대로 당겨 우월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히메네스의 홈런 허용과 함게 김선우는 1실점에서 승계 주자 두 명의 실점도 모두 떠안았다.
경기 내용은 약간 달랐으나 7회말을 3탈삼진으로 확실히 막아낸 김승회는 8회말 선두타자 박재상에게 우월 솔로포를 내주며 3-2로 쫓기는 점수를 내줬다. 여기에 정근우의 타구는 유격수 손시헌이 잡지 못한 내야안타가 되었다. 다급해진 두산은 좌타자 임훈을 막기 위해 좌완 이혜천을 투입했다. 그러나 런앤히트 전략으로 정근우가 2루를 향해 뛰자 유격수 손시헌이 2루 베이스로 다가갔고 임훈의 타구는 그 곳으로 향하며 1,3루를 만드는 안타로 이어졌다.
뒤를 이은 최정은 적절한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내며 3-3 동점을 이끌었다. 김선우의 선발승이 날아간 순간. 여기에 4번 타자 이호준은 이혜천의 공을 제대로 받아쳐 중견수 이종욱을 넘기는 1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양의지의 9회초 2사 동점포가 아니었다면 두산은 중요한 경기를 또다시 놓칠 뻔 했다.
2년 전 두산은 선두 SK를 압박할 수 있던 위치에서 이날 경기를 기점으로 추진력을 잃고 떨어지며 결국 시즌을 3위로 마쳤던 바 있다. 1일 경기를 이겼더라면 3위 SK에 반 경기 차로 압박을 가할 수 있던 두산의 무승부. 그와 함께 투수진 맏형 김선우의 4년 연속 10승 달성은 당겨쓰기나 의도적인 계투 투입이 없는 한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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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