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덕 전 감독, "한화, 팬들의 기대 어긋나지 말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9.02 21: 19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
3연승으로 팀 분위기를 추스르고 있는 한화 한용덕 감독대행은 한대화 감독의 퇴진과 함께 지난달 28일부터 지휘봉을 물려받았다. 정신이 없을 무렵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천안북일고-빙그레 시절 스승으로 모신 김영덕(76) 전 감독이었다. 한용덕 감독대행은 "감독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놀랐다. 감독님께서는 특별한 말씀하지 않으셨다. 소신껏 잘하라는 이야기만 했다"고 밝혔다. 요즘도 한화 경기를 지켜보는 김 전 감독은 아끼는 제자를 축하할 겸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김영덕 전 감독은 "용덕이는 내가 북일고 시절부터 함께 한 제자다. 빙그레 때 배팅볼 투수로 왔는데 선수들이 '공이 정말 좋습니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선수로 등록시키고 일본 전지훈련도 보냈다. 워낙 성실하고 착해서 빙그레에서 참 잘해줬다. 누구보다 더 정이 가는 제자"라며 "선수 때부터 굉장히 성실하고 호감가는 사람이었다. 한화 성적이 몇 년째 안 좋은데 남은 기간 잘 이끌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덕 전 감독은 1982년 OB의 원년 최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통산 717승을 올린 명장이다. 특히 빙그레를 맡은 1988년부터 1993년까지 6년간 415승294패17무 승률 5할8푼5리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1989년·1991년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올랐으며 1988~1989년·1991~1992년 4차례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한화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에 이뤘지만, 김 감독이 이끌고 빙그레 레전드들이 함께 한 이 시기야말로 진정한 영광의 시절이었다.
그러나 지금도 김 전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해 마음 한 구석이 시리다. 김 전 감독은 "북일고 때부터 빙그레까지 11년간 한화의 밥을 먹은 사람이다. 다른 팀보다 눈길이 가고 정이 가는 건 틀림 없다. 약체였던 빙그레를 한국시리즈에 4번 올렸지만 4번 다 깨졌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요즘도 꾸준히 한화 경기를 TV 중계로 지켜보는 김 전 감독은 "늘 한화가 잘 했으면 하는 마음인데 요즘은 너무 안타깝다"며 쉽게 말을 이어가지를 못했다.
김 전 감독은 "내 입장에서 이러쿵 저러쿵 말할 건 못 된다. 하지만 선수들이 뭔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느낌이었다. 멤버 자체가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 이상하게 묘하게 경기가 안 풀리더라"며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보였다. 보는 사람들을 답답하게 했다. 그동안 한대화 감독이 얼마나 답답했겠나"고 안타까워했다.
때문에 김 전 감독은 한화 선수들이 한용덕 감독대행을 중심으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남은 경기 잘해서 한화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으면 한다"는 김 전 감독은 중요한 시기 지휘봉을 잡게 된 한용덕 감독대행에게도 당부를 잊지 않았다.
"감독은 여러가지 타입이 있다. 엄한 사람도 있고 선수들을 자유롭게 하는 스타일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팀을 이끌어가는 데에는 엄한 게 있어야 하지만 가정환경이라든가 개개인 성격을 감독이 빨리 파악해야 한다. 마음이 착한 선수는 자신감을 심어줘야하고, 성질이 강한 선수는 위에서 눌러야 한다. 자기 혼자 잘 하려는 선수도 있다. 그런 것들을 감독이 빨리 파악하고 잘 통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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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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