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카카' 황진성이 스틸야드에 묻고 돌아선 아쉬움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9.02 07: 06

"안타깝죠. 많이 속상해요.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요, 응원 더 열심히 해야죠".
황진성(28)은 슬며시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기쁨 속에서 홀로 아쉬움을 남겨야했던 황진성은 그래도 팀의 승리 앞에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였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2012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전에서 상대의 자책골로 2-1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지난 2008년 FA컵 우승 이후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리게 됐다. 포항은 같은 시간 열린 울산-경남전 승자인 경남FC와 오는 10월 20일 열리는 결승에서 격돌하게 됐다.
전반 3분 만에 터진 선제골은 원정 승리를 열망하던 '방울뱀'의 기선을 제압하기에 충분했다. 물오른 골감각을 과시하며 FA컵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황진성은 선제골을 터뜨리고 기쁨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단판 승부에서 선제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법, 비록 전반 19분 동점골을 내줬지만 황진성의 선제골은 포항이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승리에 공헌했다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아쉬움이 황진성을 덮쳤다. 전반 39분 한용수와 공을 두고 경합하던 중 팔꿈치를 휘둘렀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은 황진성은 경고 누적으로 FA컵 결승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아쉬움이 없을 리가 없었다. 황진성은 "심판 판정이 맞으리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 결승전을 스틸야드에서 하는 만큼 반드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애써 아쉬움을 녹였다. 하지만 홈에서 치르는 결승전 무대를 관중석에서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아쉬움은 쉽게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결승전이라는 좋은 무대, 특히 홈에서 이런 자리를 갖기가 쉽지 않은데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고 많이 속상하다"고 속내를 드러낸 황진성은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만큼 응원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어떤 식으로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자신을 추슬렀다.
황선홍 감독 역시 황진성의 공백에 대한 고민으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황 감독은 "결승전까지 시간이 좀 남아있으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고무열이나 노병준 외에도 공격진이 좀 더 분발해주면 중원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도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신)형민이가 빠진데다 진성이까지 못 나오면 대체자원이 없다"고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포항과 황진성은 물론 그들의 경기를 지켜봐야할 팬에게 있어서도 황진성이라는 전력의 누수는 아쉬운 일이지만 스틸야드에 아쉬움을 묻고 "팀이 우승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노력하겠다"는 그의 말처럼 눈 앞의 목표에 집중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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