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가뭄이 심각하다. 한때 30개 미만의 홈런왕 탄생이 우려되기도 했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삼성)의 사부로 잘 알려진 박흥식 넥센 타격 코치는 장타 가뭄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박 코치는 1일 "투수들의 기량이 향상된 게 첫 번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예년에 비해 투수들의 스피드, 컨트롤이 향상됐고 구종이 다양해져 쉽게 공략하기 힘들다는 게 그의 설명.
게다가 각 구단마다 전력 분석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에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 든다. 다시 말해 조금이라도 빈 틈을 보인다면 꼼짝 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노릇.

흔히 홈런왕은 분위기 싸움이라고 표현한다. 이승엽-심정수(은퇴) 같은 초대형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지 않은 것도 장타 가뭄의 원인 가운데 하나.
이승엽은 2003년 56개의 아치를 쏘아 올리며 한 시즌 최다 홈런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다. 심정수(당시 현대) 또한 이승엽과 치열한 홈런 경쟁을 펼쳤다. 아쉽게 홈런왕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53차례 대포를 가동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박 코치는 "이승엽과 심정수 같은 라이벌 구도는 힘들 것 같다. 당분간 30개 이상 홈런 타자가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한 펠릭스 호세(롯데), 타이론 우즈(전 두산) 같은 외국인 거포가 없다는 것도 그 이유에 포함된다.
내년부터 NC 다이노스의 가세로 1986~1990년 5년간 7구단 체제로 치러진 이후 23년 만에 홀수 구단 체제로 운영된다. 기존의 팀당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줄어들고 9개팀 중 한 팀은 반드시 쉬어야 한다.
월요일 휴식일을 끼고 최대 4일 휴식 취하는 팀들이 무조건 나온다. 휴식일에 맞춰서 선발 로테이션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1~3선발이 강하고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팀이 유리하다.
그래서 박 코치는 "내년부터 3,4일씩 쉬는 팀이 생겨 상황에 따라 에이스를 집중 투입할 수 있다"며 "투고타저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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