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9금 영화나 노래가 성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말도 옛말이 될 듯 하다. 극장가와 가요계에서 19금 영화와 노래들이 차트를 정복하며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웰메이드 스릴러로 극장가를 사로잡고 있는 영화 '공모자들'과 '이웃사람'이 나란히 1, 2위를 달리며 쌍끌이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가요계에선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 19금 노래를 들고 나와 각종 음원 차트를 1위를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이웃사람'은 강산 맨션에 살고 있는 연쇄 살인마와 그에게 살해당한 한 소녀, 그리고 연쇄 살인마의 존재를 눈치챈 이웃사람들 간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로 강풀의 동명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

연쇄 살인마에게 살해당한 소녀, 그리고 연쇄 살인마의 새로운 표적이 된 소녀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이웃사람'은 보는 이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감을 선사한다. 또한 극 중 연쇄 살인마 승혁 역을 맡은 김성균의 섬뜩한 눈빛은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만큼 강렬하다.
이처럼 19금 영화가 주는 무서움 속에서도 '이웃사람'이 흥행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탄탄한 스토리와 살아있는 캐릭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만큼 탄탄한 스토리 텔링이 가능하며 또한 각자 개성이 살아있는 캐릭터 덕분에 극에 재미를 더할 수 있었던 것. 특히 배우 마동석이 연기한 사채업자 혁모는 스릴 속에서 웃음과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며 흥행에 톡톡히 한 몫을 해내고 있다.
'이웃사람'과 극장가 쌍끌히 흥행을 주도하고 있는 '공모자들' 역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소재부터 자극적이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에서 은밀히 장기 적출 및 밀매를 행하는 조직의 충격적인 실체를 다룬 작품이기 때문.
장기 적출과 밀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공모자들'은 그 수위부터 강하다. 또한 선정적인 면에서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장면들이 간혹 등장한다.
하지만 '공모자들' 역시 19금 영화의 한계를 뛰어넘은 이유로 충격적인 스토리텔링과 배우들의 열연이 꼽히고 있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공모자들'의 내용은 끝부분, 관객들에게 어마어마한 충격을 안기는 반전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며 처음으로 진지한 연기에 도전한 임창정의 열연과 오달수, 조달환 등의 호연 역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영화계가 오직 작품의 힘만으로 청소년 관람불가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면 가요계 역시 노래 자체의 힘으로 19금 노래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지드래곤의 '그 XX'는 2일 현재 멜론, 엠넷 등 각종 실시간음원차트의 1위를 차지하며 이틀째 1위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드래곤이 자발적으로 19금 판정 신청을 한 '그 XX'는 사실 음원 경쟁 속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밖에 없다. 특히나 10대 팬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아이돌의 경우 이들이 음원을 구입할 수 없는 19금 노래는 음원 경쟁에 치명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XX'는 발표됨과 동시에 각종 차트를 정복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는 '그 XX'가 당초 제목 공개와 함께 '강한' 노래일 것이라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잔잔한 발라드풍의 노래였다는 반전 코드가 20, 30대 사이에서 이슈몰이를 하며 음원 성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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