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묘미 일깨운 정근우 '런 앤 히트'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9.02 10: 20

만약 그가 뛰지 않았더라면 자칫 병살타가 되어 분위기가 끊어져 역전도 꿈꾸기 힘들었다. 그러나 그의 2루 쇄도로 상대 유격수의 수비 위치가 바뀌며 동점-역전 발판이 마련되었다. ‘런 앤 히트’로 상대 유격수의 수비 위치 변경을 이끈 정근우(30, SK 와이번스)의 주루는 1회말 선두타자 초구 솔로포 못지 않게 귀중했다.
정근우는 1일 문학 두산전에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해 1회말 상대 선발 김선우로부터 선두타자 초구 좌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이 홈런으로 밀리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했던 정근우의 활약은 1-3으로 뒤진 채 시작한 8회말 팀이 동점 및 역전을 만드는 데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앞서 터진 박재상의 우월 솔로포 이후 정근우는 유격수 내야안타로 무사 1루를 만들었다. 뒤를 이은 좌타자 임훈이 나서자 두산은 좌완 이혜천을 투입했다. 1루 주자를 주시했다가 던지는 왼손 투수인 만큼 정근우가 단독 도루를 시도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여기서 정근우는 이혜천의 4구 째 임훈의 타격 순간 2루로 달려들었다. 1루 주자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던 유격수 손시헌은 자신의 정상 수비에서 2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갔고 그 순간 임훈은 이혜천의 공을 받아쳤다. 임훈의 타구는 손시헌이 움직이지 않았더라면 병살처리가 되었을 코스로 흘러갔다.
손시헌이 움직이면서 병살타가 되었을 수도 있던 타구는 좌중간으로 빠지는 안타가 되었다. 미리 스타트를 끊었던 정근우는 2루를 거쳐 3루까지 무사히 안착했고 무사 1,3루에서 터진 최정의 좌익수 뜬공 때 태그업, 3-3 동점 득점을 이끌어냈다. 이호준의 1타점 2루타가 터진 뒤 두산이 9회초 2사에서 양의지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어 경기가 4-4로 끝나기는 했으나 애초 정근우의 2루 대시가 없었더라면 동점도 꿈꾸기 힘들었던 SK다.
올 시즌 정근우는 104경기 2할6푼1리 8홈런 43타점 17도루(1일 현재)로 예년에 비해서는 다소 주춤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8월 한 달간 1할6푼7리 빈타로 허덕였던 정근우. 그러나 그는 9월 첫 날 홈런 포함 4안타는 물론 상대 수비를 흔드는 멋진 주루로 팀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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