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4연패 수렁, 5점대 ERA' 박찬호, 힘이 떨어졌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9.02 20: 46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8월 부진을 9월의 첫 등판에도 이어갔다. 한국 데뷔 후 최소 투구이닝에 첫 4연패를 당하며 5경기 연속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박찬호는 2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KIA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 9피안타(2피홈런) 2볼넷 1사구 1탈삼진 7실점으로 난타당했다. 시즌 최소 투구이닝과 함께 최다 피안타·피홈런 타이 기록을 남기며 팀의 2-13 대패와 함께 시즌 9패(5승)째를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4점대(4.65)에서 5점대(5.07)로 치솟았다.
▲ 5경기 연속 피홈런

1회초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1사 후 김선빈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6구째 140km 투심 패스트볼이 가운데 높은 코스로 타자가 치기 좋게 들어갔다. 김선빈이 힘껏 잡아 당긴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05m 솔로 홈런으로 이어졌다. 박찬호의 시즌 9번째 피홈런. 지난달 7일 대전 두산전부터 이어진 5경기 연속 피홈런이었다.
3회에도 선두타자 나지완에게 던진 초구 122km 커브가 또 다시 가운데 높은 코스로 몰렸다. 나지완이 퍼올린 타구는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 솔로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 역시 지난달 19일 대전 LG전 이후 시즌 두 번째 한 경기 2피홈런 경기. 시즌 첫 17경기에서 피홈런은 3개였지만 최근 5경기에서는 무려 7개를 얻어맞았다.
▲ 눈에 띄게 떨어진 구위
문제는 홈런만 많이 맞은 게 아니란 점이다. 이날 박찬호는 3이닝 동안 안타 9개를 허용했다. 피안타 9개는 지난달 19일 대전 LG전에 이어 최다 피안타 타이 기록. 홈런을 맞은 투심·커브 뿐만 아니라 직구·체인지업·슬라이더 모두 안타로 공략당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 나왔지만 평균 구속은 140.2km였다. 145km를 넘은 최고 146km가 나온 것 하나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 박찬호는 140km대 중후반의 빠른 공을 뿌렸다. 강속구로 카운트를 잡고 변화구를 결정구로 삼아 배트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허리 통증을 일으킨 뒤 8월말에는 팔꿈치에 묵직한 느낌도 호소했다. 여름을 맞아 몸에 조금씩 이상이 생기면서 더 이상 빠른 공을 뿌리지 못하고 있다. 박찬호 특유의 변화가 많은 볼끝도 눈에 익어가고 있다.
▲ 끈질긴 승부로 공략
KIA 타자들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박찬호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1회부터 김선빈·조영훈·김상훈이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박찬호는 1회에만 무려 36개의 공을 던지며 힘을 빼야 했다. 2회~4회에도 5구 이상 승부가 5차례나 이어졌다. 박찬호의 투구수는 점점 늘어났고, 이닝을 거듭할수록 힘도 빨리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에만 해도 타자들은 박찬호의 공격적이고 빠른 템포에 말려드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박찬호의 페이스게 끌려다니지 않는다. 공을 골라내고 파울 커트로 괴롭힌다. 어차피 투구수가 많아질수록 유리한 건 타자들이고 불리해지는 건 박찬호다. 구위가 떨어진 이상 정교한 제구로 승부해야 하지만 가운데 몰리는 공이 많아진 것도 좋지 않은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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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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