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 출신 파이어볼러,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9.03 10: 42

150km는 가볍게 넘기는 구속. 빈틈도 있지만 발전여지 역시 높은 도미니칸 파이어볼러가 계속 나타날까?
올 시즌 도미니카 출신 투수 세 명이 마운드 위에서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고 있다. 한국무대 2년차를 맞이하는 LG 레다메스 리즈(29)와 한화 데니 바티스타(32), 그리고 시즌 중간에 KIA에 합류한 헨리 소사(27) 모두 150km대의 직구와 140km대의 변화구를 던지는 파워피처다.
리즈와 바티스타가 올해 심각한 제구력 난조를 겪으며 고전했지만 선발투수로 마운드를 밟으면서 경쟁력을 되찾고 있다. 소사는 일찍이 KIA 선동렬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받는 데 성공, 일본에서의 영입 제의 같은 변수를 제외한다면 다음 시즌에도 KIA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상체 위주의 투박한 투구폼이지만 타고난 탄력과 근력으로 강속구를 뿌리는 만큼, 이들은 유망주 시절 메이저리그 소속팀으로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아왔다. 16살부터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한 리즈는 24살에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고 바티스타 역시 플로리다와 계약 후 4년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다. 소사도 프로에 입문한 후 5년 만인 작년 8월 휴스턴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셋 모두 빠르게 메이저리그까지 올라설 만큼 최정상급 재능을 지녔고 선수 가치로만 보면 어느 외국인 선수 못지않게 높다. 그럼에도 최근 국내 구단들의 외국인 선수에 대한 투자가 과감해지고 14년간 축적된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노하우로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강속구 투수들을 데려오고 있다. 팀 동료들과의 융화에 문제없고 자신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도 강하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 무대를 만만히 봤다가 망신만 당한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가 더러 있었지만 이들에게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셋이 한국무대를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는 것이다. 리즈의 경우, 처음 LG 유니폼을 입었을 때만해도 땅볼 처리 능력에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지만 반복된 훈련으로 이를 극복해가고 있다. 변화구 제구력이 미흡해 직구-슬라이더의 단순한 투구패턴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체인지업과 커브의 비중이 높아졌다. 시즌 초 고전한 바티스타는 쉽게 흔들렸던 정신력을 다잡아 선발투수로선 2점대 평균자책점을 올리는 중이다. 소사는 투구시 글러브만 봐도 구종이 예측될 정도로 투구폼에 문제가 있었지만, 스스로 문제점을 인정하고 이제는 이 부분을 완전히 해소했다.     
지난해까지 두산 투수코치를 역임했던 윤석환 해설위원은 “외국인 선수 선발과 관련해 도미니카에 간 적이 있었는데 당시 정말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았었다. 다들 원석에 가까웠지만 재능은 대단했었다”며 “기본적으로 투수는 직구만 되면 다른 변화구는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만큼 직구 하나만 좋아도 그 선수는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하면서 도미니카 출신 투수들의 재능과 잠재력을 강조한 바 있다. 
모든 팀들이 외국인 선수로 선발투수를 선호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결국 앞으로도 도미니카 출신 파이어볼러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지도자의 원포인트 레슨이 이들에게도 기량 향상의 지름길이 되고 있는 만큼, 한국 팀과 도미니카 투수가 서로 윈-윈하는 경우도 꾸준히 나타날 것이다.
축구의 브라질처럼, 도미니카도 매년 쉬지 않고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이 나온다. 그리고 세계 최고 유망주 시장에 한국도 발을 딛고 있다.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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