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연기만 잘 하는 배우다? 하정우는 인간미와 겸손함으로 가득 채워진 진짜 배우였다.
지난주부터 2주에 걸쳐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 출연한 하정우는 초반 너무 진지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개념찬 말들을 쏟아내 ‘진국’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였다.
하정우는 아버지인 배우 김용건의 후광을 전혀 받지 않고 배우로서 자신의 포지션을 만들기 위해 수십 번, 수백 번 오디션에 도전했다. 연기분석 또한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매번 연기를 할 때마다 그때의 느낌과 부족한 점을 글로 남겼고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하정우가 유난히 여배우들에게 자상한 이유는 연예인이 아닌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정우는 배우의 외로움을 언급하며 어느 날 스태프와 투자자 등 연기하는 자신을 보는 것에 대해 큰 부담감을 느꼈던 때를 회상했다.
하정우는 “남자인 나도 힘든데 여배우들은 2~3배 더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남자는 한국사회에서는 어떤 부분에서 괜찮지만 여배우들은 더 힘들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배 여배우를 잘 모시고 후배로서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한혜진이 박수를 치며 크게 공감했다.
또한 연기인생에 있어 자신이 추구하는 ‘장독대 뚜껑론’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하정우는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을 통해서 한 번에 인지도가 올라간 게 쑥스럽더라”며 “그때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가 개봉했을 때였다. 1년의 촬영과 기다림 끝에 개봉했는데 좋았다”고 당시의 느꼈던 바를 전했다.
이어 “방송국에서 드라마 제의가 왔을 때 결정을 못했다. 시간을 걸리더라도 영화 쪽에서 차근차근 밟아가자는 생각을 했다”며 “연기의 장을 조금 더 묵히고 내놓자고 생각했다. 저점 다기지를 충분히 해놔야 슬럼프가 와도 천천히 내려오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하정우는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아들로서의 기특한 모습도 보였다. 하정우는 “결혼 후에 아버지를 모시고 살 생각”이라며 “아버지가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여자면 좋겠다”고 배우자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오로지 자신의 연기만 생각하고 거기에 빠져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 배우들, 사람들의 상황과 마음까지 배려하는 하정우, 그의 연기가 깊고 진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kangsj@osen.co.kr
SBS ‘힐링캠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