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배 손가락 물집, 한국 악재 맞이하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9.04 06: 29

“윤형배는 몸이 안 좋아보였다. 본인은 물집이 생겼다고 하는데 몸 상태를 체크해야겠다.”
이정훈 감독은 패배 후 근심을 감추지 못했다. 에이스 투수 윤형배(천안북일고) 역시 경기 후 하염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4년 만에 정상탈환에 도전하는 한국 청소년 대표팀이 에이스의 컨디션 난조라는 적색경보를 맞이했다. 한국은 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25회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콜롬비아와 A조 1라운드 경기에서 1-3으로 석패, 4연승에 실패했다. 한국은 1-1로 팽팽히 맞서던 7회초에 윤형배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윤형배는 9회초 2루 견제 실책과 폭투로 뼈아픈 결승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미 한국은 베네수엘라, 미국, 호주 등 난적을 이겼기 때문에 사실상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다. 그러나 윤형배의 부진 원인이 몸 상태 이상으로 밝혀진다면 이는 한국팀에 커다란 손실로 다가오게 된다. 이 감독은 대회 전 기자회견에서 “윤형배 말고는 한 경기를 완전히 소화할 수 있는 투수가 없다”면서 투수진에서 윤형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임을 강조한 바 있다.
이 감독은 고교 최대어 윤형배의 기용방안으로 1라운드에선 마무리, 2라운드부터는 로테이션에 따른 선발투수로 올리려했다. 하지만 윤형배의 몸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고 윤형배는 첫 경기인 베네수엘라전에만 등판했다. 콜롬비아와 상대하기 바로 전까지도 이 감독은 “윤형배를 다음 라운드에 대비시킬 생각이다”며 윤형배의 등판을 최대한 자제하려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2라운드까지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4일 네덜란드와 상대하지만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이 감독도 콜롬비아전과 마찬가지로 네덜란드를 상대로도 정예멤버를 기용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즉 윤형배의 부진 원인이 단순한 손가락 물집이라면 2라운드까지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콜롬비아전 패배 원인으로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 저하를 꼽은 것과 동시에 사인미스와 주루사 등 조직력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흐름을 가져갈 수 있는 찬스마다 견제사와 주루사를 범하며 고개를 숙였다. 또한 타자들이 상대 투수의 공을 정확히 때려냈음에도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곤 했다. 리드오프 김인태와 포수 한승태 등 정예멤버가 컨디션 난조와 관리 차원에서 선발로 출장하지 않은 것도 크게 작용했지만 유난히 운도 따르지 않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를 위해 빗속에서도 러닝을 감행, ‘죽기살기로 해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이 콜롬비아전 패배의 충격을 추스르고 다시 우승을 향해 달려갈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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