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돌아온 조동화의 돈독한 형제애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9.04 10: 40

"그러고보니 저도 그렇고 (조)동찬이도 부산에서 다쳤네요. 사직에서는 경기하기 전에 소금 가져와서 뿌려야 되나 싶어요".(웃음)
되찾은 미소. 그러나 그 웃음은 힘든 재활과정을 거쳤던 과정이 숨어있어 결코 가벼운 웃음이 아니었다. 무릎 인대 두 곳 이상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고 1년 전 그라운드를 떠났던 '가을동화' 조동화(30, SK 와이번스)의 이야기에는 맹활약을 향한 다짐과 동생 조동찬(29, 삼성)에 대한 고마움이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SK 외야진에 감초 노릇을 하며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밑거름 노릇을 하던 조동화는 지난해 9월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이대호(현 오릭스)의 바가지 안타를 처리하려다가 오른발이 잔디에 걸리면서 무릎 인대 두 곳이 파열되는 중상으로 시즌 아웃되었던 바 있다. 무릎이 반대로 꺾이며 그라운드에 굴러 떨어지는 모습이 선명했을 정도로 끔찍한 부상 장면이라 팬들은 물론 동료와 타 팀 선수들의 연민을 자아냈다.

시즌 아웃 후 원래 조동화는 무릎 수술을 염두에 두었다. 병원 네 곳 중 세 곳에서도 수술을 권유했으나 다른 한 병원에서 "수술을 할 경우 부상 이전에 비해 85% 정도의 힘이 최대치가 될 것이다. 무릎 인대 주변의 근육을 강화시켜 재활하면 95%까지 회복할 수 있다"라며 수술 없이 재활하는 방법을 권유했다. 장타력이 아닌 준족의 기교 야구를 하던 조동화는 후자를 택했다.
 
"농구 조동현(부산 KT) 선수도 무릎 수술 대신 재활을 택해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동생도 무릎을 다쳤던 전력이 있어서 재활하는 쪽을 권유했고요. 원래 제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잘 안 했었는데 재활하면서 정말 많이 했어요. 다리를 펼 수 있도록 교정하고 각을 맞추는 과정에서는 너무 아파서 소리도 많이 지르고. 목이 많이 쉬었어요. 지금요? 100%는 아니어도 90%까지 끌어올렸다고 생각합니다". 1일 두산전에 대주자 출장한 조동화는 2일 경기에서 뒤늦게 시즌 첫 안타를 때려내며 감을 회복 중이다.
조동화가 재활을 하는 사이 조동찬도 사직 롯데전에서 상대 선발 고원준의 투구에 눈 아래를 맞고 상처 부위를 꿰매는 수술을 받기도 했다. "동찬이도 부산에서 다쳐서 나중에 사직구장에다가 소금을 뿌려야 되나 싶다"라며 웃은 조동화는 아픈 형을 위해 마음을 써 준 동생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동찬이가 1년 정도는 예전처럼 주루하기 힘들겠지만 그 과정을 잘 버티면 옛 상태로 돌아온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에 힘을 많이 얻었어요. 만약에 수술을 했더라면 저는 올해 잔여 시즌도 출장을 못했겠지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우리 형제 둘 다 제대로 뛰면서 제대로 맞붙어보고 싶습니다".
신은 사람에게 아픔만을 주지 않는다. 힘든 재활 속에서도 조동화는 가장이자 예비아빠로서 책임감을 갖고 하루하루를 견뎠다. 지난해 말 백년가약을 맺은 조동화는 "오는 14일이 아내의 출산 예정일"이라며 "제가 다쳤을 때 아내가 많이 울고 힘들어했는데 재활하면서는 계속 붙어있으니 좋다고 하더라"라는 말로 재차 웃었다. 동생의 따뜻한 조언은 물론 아내와 곧 태어날 아이의 존재는 복귀를 기다리던 조동화에게 커다란 버팀목이 되었다.
2010시즌까지 매번 한국시리즈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던 조동화의 별명은 '가을동화'. 스산한 가을 바람과 함께 제 위력을 떨치는,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조동화의 가세인 만큼 SK는 최근 3연패 중에서도 위안을 삼을 수 있다. 선수 본인 또한 개인적인 욕심을 내기보다 차근차근 적응하며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금은 일단 1군 무대와 야구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팀 상황이 긴박하니까요. 대주자나 대수비로라도 도움이 되어야지요. (박)정권이도 가을에 강한 사나이니 같이 힘을 내고 동찬이랑 포스트시즌 때 제대로 맞붙어보고 싶습니다".
'가을동화'라는 별명. 그러나 그 가을동화라는 애칭에는 신고선수의 설움은 물론 팀 주축 선수가 되기 위해 그가 흘렸던 땀방울, 그리고 세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물이 함께 담겼다. 부상의 긴 터널을 뚫고 돌아온 조동화는 2012시즌 '가을동화 시즌2'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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