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집력 부족' SK, 타선 실마리 찾을 수 있나?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9.04 06: 45

여전히 타선의 응집력은 부족하다. 하지만 아예 빛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SK는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주말 2연전에서 1패1무로 고개를 숙였다. 1일에는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4-3으로 앞선 9회 2사에서 양의지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았고 결국 12회 연장 끝에 승부를 내지 못했다. 2일에도 9회 결승점을 허용하며 4-6으로 졌다. 3위는 유지했지만 4위 두산과의 승차가 반 경기차로 줄었다. 연패 앞에 붙은 숫자로 ‘3’으로 늘어났다.
박빙 상황에서 무너진 불펜도 문제였지만 타선도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웠다. 1일 경기에서는 13안타 2볼넷을 얻고도 4득점에 머물렀다. 솔로 홈런 2개(정근우 박재상)를 감안하면 평가는 더 박해진다. 2일 경기에서도 1회 3점을 뽑은 후에는 침묵을 지켰다. 상대 선발이 두산의 외국인 에이스 니퍼트이긴 했지만 선두타자가 출루하고도 좀처럼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이처럼 SK는 올 시즌 내내 타선의 집중력 부족에 고민하고 있다. 한창 좋을 때와 비교하면 득점 상황의 짜임새가 헐거워졌다. 리그 팀 홈런 선두(89개)를 달리고 있지만 확률이 낮은 홈런만 바라볼 수는 없는 일이다. 이만수 SK 감독도 “홈런보다는 안타가 연속으로 많이 나와 득점하는 것이 더 좋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나 1무1패를 기록하는 동안 건질 것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장면도 있었다. SK다운 야구가 몇 차례 나왔다. 1일 경기에서는 3점을 얻어 전세를 뒤집은 8회가 그랬다. 선두타자 박재상이 솔로 홈런을 쳐 2-3으로 따라붙은 상황이다. 정근우가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로 살아나갔고 임훈이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번트를 하는 척 하다 강공으로 전환하는 작전) 작전을 성공시켰다. 
정근우의 스타트가 워낙 좋았다. 임훈도 두산 유격수 손시헌이 베이스커버를 들어오는 움직임을 보고 상황에 맞는 타격을 했다. 정상적인 수비위치였다면 병살타가 됐어야 할 상황이 순식간에 무사 1,3루로 둔갑했다. 멋진 합작품이었다. 이 작전의 성공은 이후 최정의 희생플라이와 이호준의 역전 2루타로 이어졌다. 이만수 감독은 2일 당시 상황에 대해 “임훈이 정말 잘했다. 작전수행능력이 정말 뛰어났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일 경기에서는 3점을 뽑은 1회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봤다. 테이블세터의 출루에 이은 중심타선의 해결이라는 기본 공식을 그대로 따랐다. 정근우가 내야안타로 출루했고 박재상이 니퍼트의 제구가 흔들리는 것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볼넷을 얻었다. 최근 부진했던 테이블세터가 오래간만에 제 몫을 했다. 이 상황은 이호준의 희생플라이, 박정권의 2점 홈런 등 짜임새 있는 득점으로 연결됐다. 
SK가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강타자의 존재 때문이 아니었다. 타자들의 생각하는 야구와 작전수행능력, 그리고 강한 집중력이 원동력이었다. 장점으로 단점을 최대한 숨기는 야구였다. 어쩌면 SK는 주말 2연전에서 나온 두 번에 장면에서 부진탈출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해야 살 수 있는 SK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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