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창정의 웃음기 뺀 스릴러 변신이 흥행과 평단 양쪽에서 모두 성공적이란 평가를 얻고 있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임창정이 주연으로 나선 영화 '공모자들'(김홍선 감독)은 3일 하루동안 전국 7만 3043명을 모아 누적관객수 82만 2714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공모자들'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에서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장기를 적출, 조직적으로 매매하는 기업형 범죄 집단의 충격적 진실을 담은 범죄 스릴러. 9월 초 극장가가 '19금 스릴러'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공모자들'의 선전은 주목할 만 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장기 밀매'를 다룬 이 영화는 강렬한 소재와 더불어 수위 높은 표현들과 인간성 복구라는 메시지로 사회적인 경각심을 안겨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주연을 맡은 임창정의 변신인데, 극 중 장기밀매 조직의 현장총책이자 업계 최고의 실력자 영규 역을 맡은 임창정은 생애 첫 스릴러물 도전을 하며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연기법을 보여준다.
임창정은 비트'에서부터 '1번가의 기적', '시실리 2km', '색즉시공', '스카우트', '만남의 광장', '육혈포 강도단', '청담보살', '불량 남녀', '사랑이 무서워' 등 그간 주로 친근하면서도 코믹한 서민적 이미지로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공모자들'의 김홍선 감독은 '스카우트'를 보고 임창정의 다른 면에 주목, 강력한 러브콜을 보냈다. "가장 일반 사람 같은데 눈빛에서 선과 악이 공존하는 배우"란 것이 김 감독이 임창정을 주목한 이유였다.
임창정 역시 스릴러 장르에 대한 애착, 김홍선 감독에 대한 믿음, 변신에 대한 마음 등이 맞물려 영화를 선택하게 됐다. 연기 역시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탄생을 알렸다. 임창정은 "내가 캐릭터를 만들어나가기 보다는 감독의 디렉션에 충실했다. 이번엔 여태까지 해 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연기를 했다. 감독님이 만든 캐릭터에 충실해 시키는 대로 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나 애드리브 같은 것도 철저히 배제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 그는 캐릭터의 실제감을 살리기 위해 실제로 부산에서 몇 달간 머물며 지인들에게 사투리를 배웠다. 부산에 사는 지인이 대본을 통째로 사투리로 녹음하고 그걸 전부 외웠다고. 그런가하면 중국에서 찍은 격투신에서는 갈비뼈가 '동강' 부러져서 일주일 정도 숨을 못 쉴 정도의 고통을 받기도 했다.
이런 임창정의 변신에 평단이나 관객들의 반응 역시 대부분 호의적이고, 영화의 흥행 역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박스오피스 1위의 자리를 이어가며 순항 중이다.
한편 '이웃사람'은 같은 기간 전국 4만 9236명, 누적관객수 196만 4177명을 나타내며 2위에 올랐고, '도둑들'은 전국 3만 1366명을 더해 누적관객수 1262만 2893명으로 3위에 랭크됐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링컨:뱀파이어 헌터'가 4, 5위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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