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보다 앞을 알 수 없었던 순위 싸움이었다.
시즌 중반까지 순위별 승차 간격이 1~2경기에 불과한 만큼 어느 팀 감독도 쉽게 4강을 장담하기 힘들었고, 포기하기도 힘들었다. 전반기를 마감한 7월 20일 기준 1위 삼성과 6위 SK는 6.5경기 차에 불과했다.
지난해 우승팀 삼성이 시즌 초반 7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최하위 넥센은 5월 선두에 오른 바 있다. 비교적 빨리 순위 싸움에서 뒤쳐진 8위 한화와 7위 LG를 제외하면 모든 팀이 '가을 야구'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야 했다.

이제 4강 판도가 어느 정도 가려진 모습이다. 현재 1위 삼성과 4위 두산이 8경기 차가 나는 가운데 지난주까지 3경기 내외로 두산을 뒤쫓았던 5위 KIA(3경기 차), 6위 넥센(12.5경기 차)의 힘이 결국 떨어졌다.
지난주 넥센은 한화에 1패, 삼성에 1승2패를 기록하면서 순위가 점점 벌어졌다. 그중 2번이나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면서 순위 싸움의 아킬레스 건을 드러냈다. KIA는 삼성에 1패, 한화에 1승2패를 당했다. 패한 3경기 동안 KIA가 내준 점수는 8점이었으나 뽑은 점수는 단 2점이었다.
넥센은 마운드 싸움, KIA는 방망이 싸움에서 밀리며 잡아야 할 경기를 놓쳤다. KIA는 최하위에 발목잡혔고 넥센은 KIA를 제칠 수 있던 경기를 스스로 무너지며 내줬다. 두산도 지난주 1승1무1패로 주춤했으나 헤치고 나갈 힘이 없는 다른 두 팀이었다.
이제 한 팀당 경기가 많게는 28경기에서 23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해 4강 판도는 전체 532경기 중 81.4%(433경기)가 치러진 9월 1일 결정됐다. 그당시 4위 SK와 5위 LG는 승차 4.5경기 차가 났으나 결국 LG는 순위를 뒤집지 못하고 오히려 공동 6위까지 떨어졌다.
그 당시보다 딱 한 경기가 많은 434경기를 치른 3일 현재 순위가 최종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각팀마다 강력한 비책이 없는 한 삼성, 롯데, SK, 두산의 4강행이 유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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