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무르 카파제를 봉쇄하라.
오는 11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 3차전은 흐름상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다. 우즈베키스탄전을 승리할 경우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에 80% 이상 가까워졌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기 때문. 대표팀으로서는 최종예선 1·2차전에서의 상승세를 이어가 3연승을 기록, 다음달 17일에 예정된 이란 원정까지 4연승을 거두겠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
지난 3일 파주 NFC에서 K리그와 J리그 선수 16명을 소집한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평소보다 분위기를 강조했다. 최종예선 시작 후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탄 대표팀의 분위기가 꺾이는 일이 발생하면 안되기 때문. 최 감독은 첫 훈련서 선수들에게 특별한 것을 주문하지 않고 런닝과 미니게임 등을 통해 몸 상태를 끌어 올리는 데 집중했다. 당연히 훈련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최 감독의 머릿속에는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하는 구체적인 대응방안도 이미 수립되어 있었다. 최 감독은 "상대가 홈에서 치르는 경기이고 승점이 1점밖에 되지 않아 무승부나 패배는 생각하지 않고 강하게 나올 것이다"며 "2가지를 생각했다. 우즈베키스탄의 강공에 그대로 맞받아 칠 것인지, 아니면 60분 정도를 버티고 있다가 나머지 30분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무조건 승리를 따낸다는 생각이었다. 상대가 극단적인 수비로 나오지 않는 만큼 자신감도 넘쳤다. 하지만 카파제와 세르베르 제파로프, 오딜 아흐메도프 등이 버티는 우즈베키스탄의 미드필더진은 만만치 않은 상대다. 특히 카파제와 제파로프는 K리그를 경험한 만큼 대표팀의 특징을 잘 아는 선수들이다.
최 감독도 이런 점을 알고 있었다. 특히 카파제의 플레이를 눈여겨 보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 감독은 "상대 미드필더진이 좋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인 카파제가 수비라인 근처까지 내려와서 전방으로 공을 연결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며 "투톱 포메이션을 사용할 경우 최전방의 한 명이 카파제를 막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동국과 박주영의 경우 최전방에서 압박을 가하는 능력이 조금 떨어진다. 반면 김신욱은 세컨드 스트라이커로서 왕성한 활동량과 함께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한다. 소속팀 울산에서도 줄곧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에는 그런 부분에서 잘될 수 있는 조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투톱의 한 자리를 김신욱이 꿰찼다는 뜻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중원 미드필더진을 조합해서 상대보다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이번 소집에는 기존의 주축 선수인 구자철과 기성용을 비롯해 런던 올림픽에서 맹활약한 박종우, K리그 톱 클래스의 미드필더 하대성이 합류했다. 해당 선수들 모두가 좋은 공격 능력과 함께 수준급의 수비능력을 겸하고 있는 만큼 최 감독으로서는 여러 조합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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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