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부터 9월까지 400만명 이상을 넘긴 한국영화가 무려 7편이다.
2012년 1월 1일부터 9월 3일까지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박스오피스 톱 10 중 한국영화가 7편, 외국영화 3편이 이름을 올렸다.
1위는 누적관객수 1262만여명을 기록중인 '도둑들'이다. 이어 2, 3, 4위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차지했다. 2위는 '어벤져스'(707만), 3위는 '다크나이트 라이즈'(638만여명), 4위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485만여명)이 장식했다.

5위부터 10위까지는 빼곡히 한국영화의 이름들로 채워졌다.
5위에는 상반기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인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469만여명)가 이름을 올렸다. 6위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462만여명), 7위는 '내 아내의 모든 것'(459만여명), 8위는 '연가시'(451만여명), 9위는 '건축학개론'(411만여명), 10위에는 '댄싱퀸'(404만여명)이 랭크됐다.
7편의 한국영화 흥행작들은 대부분 예상을 깬 반전이나 예상보다 더 폭발력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멀티캐스팅'이란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사극 뿐 아니라 느와르, 멜로, 로맨티코미디, 추격극 등 장르물이 한국식으로 발전, 토종의 힘을 보여줬다는 것도 의미있다.
3년만에 1000만 클럽에 든 것에 이어 한국 역대 최고 흥행작 '괴물'을 노리고 있는 1위 '도둑들'은 기존 1000만 영화의 공식이었던 신파, 사회적 이슈에 기댄 흥행을 벗고 철저한 오락무비로 성공을 거뒀다.

5위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는 해묵은 소재인 조폭을 소재로 했지만, 단순한 오락드라마가 아닌 치밀한 장르적 특성으로 깊이감을 보여줬고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식상해진 로코물에 활기를 띄게 만들었다. '건축학개론'은 과연 10~20대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란 우려를 깨고 90년대 복고 감성을 대중문화 신드롬으로 이어지게 한 스크린 대표작이 됐다.
또 황정민-엄정화 주연 '댄싱퀸'을 제외하면 대부분 원-투톱 주연영화라기 보다는 집단 주연을 내세운 멀티캐스팅이란 공통점이 있다.
'도둑들'은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 김해숙, 김수현 등 각 영화 한 편의 단독주연을 맡을 만한 배우들의 총집합 캐스팅을 자랑했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차태현, 오지호, 성동일, 신정근, 고창석, 민효린 등의 캐스팅을 통해 주연급 조연들의 맹활약을 보여줬다.
재난 영화 '연가시'는 김명민, 문정희, 김동완, 이하늬 등이 한 사건 속에 얽히게 된 캐릭터들로 분하며 이야기를 이끌어나갔고, '건축학개론'은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수지 등 스크린 청춘스타들이 대거 등장해 멜로영화의 신기록을 썼다. 이처럼 올해 한국영화의 흥행 키워드 중 하나는 한 두 명이 아닌 적어도 3명 이상의 주인공이 극을 이끌어갔다는 데 있다. 이는 하반기를 넘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도 지속되는 현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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