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사극을 표방하고 있는 '아랑사또전'과 '신의'의 여주인공들이 기존 사극 여주인공들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MBC 수목극 '아랑사또전'은 경남 밀양의 아랑의 전설을 모티브로 기억실조증에 걸린 귀신 아랑(신민아)과 까칠 사또 은오(이준기)의 로맨스, 밀양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의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극중 기억실조증에 걸린 아랑으로 분하는 신민아는 기존 여주인공들의 단아함을 벗어던진 왈가닥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죽기 전 양반집의 단아한 규수였던 아랑은 죽은 후 원귀가 돼 이승을 떠돌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왜 죽었는지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터프한 원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천방지축 캐릭터로 무장하게 된다.
남자 원귀들과의 몸싸움은 물론, 자신을 쫓는 추노와의 대결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씩씩한 캐릭터. 하지만 죽기 전 자신의 정혼자였던 주왈(연우진)을 만나기 전에는 꽃단장을 해야한다고 우기는 등 여성스러운 모습도 보이며 이중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SBS 월화극 '신의'는 고려시대 공민왕을 둘러싼 정치싸움과 시대를 초월한 남녀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여주인공 은수(김희선) 역시 만만치 않은 캐릭터다.
고려 공민왕(류덕환)의 아내 노국공주(박세영)를 구하기 위해 최영 장군(이민호)이 현대로 타임슬립, 납치해온 은수는 현대에서 잘나가는 성형외과 의사다. 병원을 차리기 위해 돈많은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꿈인 그녀는 적당히 속물적이고 현실적인 캐릭터. 거기에 당돌함까지 갖추고 있다.
고려시대에 넘어와서도 자신의 캐릭터를 포기(?)하지 않으며 막말을 서슴치 않는다. 악역 기철(유오성)과의 독대에도 "고 투 헬(go to hell)"이라고 독설을 하는가 하면, 무뚝뚝한 최영 장군에게도 절대 지지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의 부탁에 항상 "왜요?"를 달고 살며,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 캐릭터.
오랜만에 안방에 돌아온 김희선은 초반 고려시대에서 탈출하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과정에서 구르고 뛰고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몸개그(?)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었다.
오랜만에 나타난 생동감 있는 여주인공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100%로 소화하고 있는 두 배우로 인해 안방에 웃음 꽃이 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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