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49) 한국 청소년대표팀 감독이 일본 대표팀의 '압축 배트 사용'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감독은 우천 연기된 4일 잠실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이번 대회에서 일본 타자들의 타격을 보면 나무 배트를 쓰는데 '탕' 하고 울리는 소리가 난다. 대충 맞아도 타구가 멀리 뻗는다. 압축 배트를 쓰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어 "관중석에서 들으면 안들리겠지만 덕아웃에서 들으면 잘들린다. 배트에 빗맞아서 3루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타구도 '탕' 소리가 나는 것은 (압축 배트가) 확실하다. 6일 경기 전 분명하게 확인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6일 제2라운드 한일전 일정이 결정된 상황에서 이 감독이 압축 배트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나선 것은 일단 일본을 흔들려는 심리전의 성격이 강하다. 이 감독은 이날 취재진이 말을 꺼내기 전부터 압축 배트에 대해 몇 번이고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것이 아니라면 실제로 일본 타자들이 압축 배트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고교야구는 보통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국제 기준인 나무 배트를 사용하는 것이 생소하다.
일본 감독이 지난달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타자들이 대회 전 5일간 합숙을 하면서 나무 배트에 대한 적응 훈련을 했다"고 밝혔지만 5일 훈련만으로 대회 5경기(4승1패)에서 29점을 뽑아낸 것은 의심을 살 만큼 놀라운 실력이다.
이 감독은 "캐나다 감독이 경기 전날 압축 배트 사용에 대한 검사 방식이 있냐고 묻자 조직위원회에서 'Nothing(아무것도 없다)'이라고 하더라. 일본전을 앞두고 내가 망치와 정을 가지고 와서라도 확실하게 확인하고 경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경기를 앞두고 양팀 감독이 배트 단면을 확인하기 위해 배트를 파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감독의 일본에 대한 엄포일 가능성이 크다. 일본 측이 이 감독의 의혹 제기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추후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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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