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新 발견이다. 영화 '공모자들'(김홍선 감독)에서 '저 배우가 누구지?'란 호기심을 자아내는 배우. 역동적인 에너지가 범상치 않은 배우 조달환이다.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1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공모자들'은 2009년 중국을 여행한 신혼부부의 장기밀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한국영화 최초로 기업형 장기밀매의 실체를 본격적으로 다룬 범죄스릴러. 극중 조달환은 운반책 준식 역을 맡아 비열한 캐릭터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데 성공, 앞으로 주목할 만한 배우로 꼽히고 있다.

김홍선 감독의 강력한 지지 속에 준식 역을 맡게 된 조달환은 김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임창정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다들 저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임창정 선배가 저를 밀어줘 결국 역할을 맡게 됐죠. 당시 선배가 해 준 말이 있어요. '영화 '비트'가 없었다면 지금의 임창정은 없다. 모두 나를 반대했지만, 나를 믿어준 김성수 감독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다. 나도 너를 믿는다. 주위에서 너와 역할이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하지만 네게서는 진정성과 처절함이 보여서 달환이 네가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서 해라'고 하셨어요"라며 임창정을 자신의 은인, 귀인이라고 표현했다.
준식은 영화 속에서 입체적으로 변하는 캐릭터다.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관객들이 너무 혐오감을 느낄까봐였다고. 그는 "너무 몰입하면 오히려 관객들이 혐오감을 가질 수도 있겠더라고요. 안 좋게 보든 좋게 보든 그래도 연민이 느껴지는 캐릭터가 될 수 있도록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라고 준식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고심이 많았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조달환을 보고 있으면 전혀 다른 이미지들의 여려 연예인들 얼굴이 겹치고, 실제 화법이나 대화 속 주제에서는 박식함이 묻어난다. 보는 이에게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그는 어떻게 배우의 길을 걷게 됐을까?
경기도 평택의 신한 고등학교를 나온 그는 학창시절 학생 회장을 하기도 했다. 그 만큼 끼가 다분했다. 당시 교련 선생님이 해 준 '목소리가 남다르다'는 평이 배우 행로를 결정지은 계기가 됐다.
"당시 선생님께서는 성우에 도전해 보라고 하셨어요. 그 때 '나도 방송을 할 수 있나?'란 생각에 들떴죠. 그런데 성우는 내 길이 아닌 것 같고, 개그맨을 하기에는 순발력이 강한 것 같지도 않더라고요. 그래서 연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죠. 연극영화과에 진학을 해서 입학하자마자 CF로 데뷔했어요. 광고에서는 주로 웃긴 이미지를 보였죠. 이후 조연으로 CF를 50개쯤 하게 됐어요. 출발치곤 시작이 좋았죠."
SBS 드라마 '허니허니'를 거쳐 영화 '두사부일체', '색즉시공' 등에 출연했다. 한 마디로 웃기게 풀렸다. 밝고 재미있는 이미지로 주변에서 많은 칭찬을 받던 그가 군대에 가면서 연기 인생에 고비를 맞았다. 스스로 그래도 길을 잡아놨다고 생각했는데, 군대를 다녀오니 2년 전과는 많이 바뀐 상황에 스스로 놀라게 됐다.
그래도 힘든 시간이 왔어도 '그만해야 겠다'라는 생각은 안 했다고. 목표로 세운 게 있었기 때문이다. "이 직업이 나한테 스트레스를 주고 거기에 더해 고통을 준다면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거에요. 하지만 뒤돌아봤을 때 후회가 안 되는 거에요. 한 우물을 파는데, 물이 아예 안 나오는 게 아니라 물이 조금씩이라도 계속 나오는 느낌이었어요."

또 군대 생활은 그에게 결과적으로 배우로서 상당한 도움을 줬다. 군대에서 상담병을 하게 된 것. 군 생활을 힘들어 하는 군인들에게 사단 대표 상담의사와 함께 전문적으로 치료를 해 줬다. 군인들의 말을 들어주고 그 상황에 깊이 몰입하면서 한 마디로 '힐링'의 역할을 했다. 그는 "당시의 경험이 정말 어마어마한 도움이 됐다"라고 회상했다.
조달환은 스스로를 아직 '배우'라고 칭하지 않는다. 그가 본인을 표현하는 말은 '연기자'. "난 아직 배우보다는 연기자죠. 관객들이 신뢰를 갖고 작품을 보는 분들이 배우이고 저는 아직 연기자일 뿐이에요. 굳이 둘을 구분짓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아직 배우로서 불리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연기 강의도 하는 그는 배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다시한 번 생각해봐라'고 말해주기도 한단다. 현실적이고 날카로운 조언도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우물이 계속 나올 것 같아서 끝없이 파다보면 자칫 무덤이 될 수도 있거든요. '잘 생각해봐라. 너를 지지해 주는 동료 뿐 아니라 관객들이 있는지. 그게 없으면 너무 무의미하다. 물이 나올만한 데를 파야한다'고. 너를 인정해주는 사람들 뿐 아니라 너를 보고 즐거워해주는 관객들이 있어야한다고. 보통 연예인들을 보면 자기가 원해서 된 경우도 있지만 주변에서 다들 '잘 한다, 멋지다, 잘생겼다, 예쁘다'라고 계속 말해줘서 스스로의 존재감을 깨우치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정말 스스로 괜찮은 줄 알고 학교대표 쯤으로 나가면 도나 시 대표들, 더 넘어 국가대표들을 만나는 거에요. 그 때 밀려오는 상실감이 엄청나기도 하죠. 저도 제가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방송에서 보니 둔재더라고요."
본인은 절대 천재형 배우가 될 수 없다는 그는 다만 '노력하는 재능'은 있다고 했다. 그는 "최다니엘이 한 말이 정말 기억에 남아요. 다니엘이 '천재는 노력을 계속 하게끔 만드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많이 공감을 해요. 천재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계속 이룰 수 있게 만드는 재능을 지닌 사람이 아닐까요. 난 천재는 아니지만 그런 노력을 할 만한 열정은 아직 있는 것 같아요"라고 자평했다.
얼마 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어 1위도 한 그다. 오랜 연인인 국가대표 탁구선수 박미영과의 결혼 계획이 화제가 됐다. 그는 "여자친구와의 결혼 기사 때문에 1위를 한 건데, 어쨌든 그렇게 큰 관심에 상당히 얼떨떨했다. 군대도 기다려준 여자친구다. 연내 결혼은 꼭 할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nyc@osen.co.kr
이야기 엔터테인먼트. 영화 '공모자들'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