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타이틀 도전, 지원사격 필요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09.05 15: 52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팀원들이 서로 도와야 승리도 있고 기록도 있다. 이대호(30·오릭스)의 타이틀 도전 역시 동료들이 도와줘야 가능하다는 평범한 명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일본무대에 연착륙한 이대호는 개인 타이틀 수상까지 노리고 있다. 3할을 넘나들다 어느새 2할8푼6리(4일 기준)까지 떨어진 타율은 힘들어졌지만 홈런(21개)과 타점(77개)에서는 가능성이 크다. 퍼시픽리그 홈런 선두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22개)와의 차이는 단 하나다.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다. 타점도 2위권과 10개 정도의 격차를 유지 중이다. 아직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최근 이대호의 기록 쌓기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8월부터 식기 시작한 이대호의 방망이는 9월 들어서도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9월 4경기에서 17타수 3안타(타율 0.177)에 그쳤다. 홈런과 타점은 하나도 없었다. 경쟁자들의 추격을 피해 도망가야 할 시점에 제자리걸음을 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이대호 자신의 흐름이 끊어졌다. 스윙이 한창 좋을 때만 못하다.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폼이 다소 위축됐다는 평가다. 또 낯선 환경에서 정신없이 달린 이대호다. 대체요원도 없이 119경기에 모두 출장하며 집중견제에 시달렸다. 체력적,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는 환경이다. 
한편으로는 동료들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점도 아쉽다. 오릭스는 4일 현재 47승62패10무(승률 0.431)로 퍼시픽리그 최하위에 처져 있다. 3위 소프트뱅크와의 승차는 9경기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실시된다. 게다가 몇몇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 있거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다음 시즌을 대비해 젊은 선수들을 끌어 쓰고 있지만 정상적인 전력과는 거리가 있다.
타점만 봐도 손해다. 톱타자 사카구치 토모타카는 부상으로 중반 이후 2군에 내려갔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가장 확률 높았던 출루원이 사라졌다. 최근 주로 3번을 치고 있는 고토 미쓰타카의 타율은 2할4푼6리에 불과하다. 이대호를 거르지 못하게 해야 할 5번 T-오카다 역시 부상으로 1,2군을 오고 간 끝에 78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앞뒤에서 뒷받침을 해주지 못하다보니 이대호 스스로도 급한 타격이 늘어나고 있다.
반대로 타점에서 이대호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는 나카지마 히로유키와 나카무라(이상 세이부)는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주로 3,4번에 나란히 위치하는 두 선수는 서로를 끌어준다. 타율 1위(.323)인 나카지마의 출루는 자연히 나카무라의 타점 기회로 이어진다. 또 그 뒤에는 올 시즌 리그 타점 8위(52타점) 헤르먼이 버티고 있어 나카무라를 마냥 거르기도 어렵다. 
물론 타이틀 정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대호 스스로의 분발이다. 좋았던 기억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동료들 없이 외롭게 싸워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당장 4일 이대호는 5회 무사 1,3루에서 우익수 방면 플라이를 날렸으나 고지마가 3루에 머물며 타점 하나를 날렸다. 이대호도 약간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덕아웃을 향했다. 가뜩이나 빡빡한 레이스에서 이런 사소한 것들이 모이면 나중에는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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