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진 LG-한화, 두산에게 '지뢰' 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09.05 07: 16

하위권에 처져 있는 LG와 한화가 심상치 않다. 심심치 않게 갈 길 바쁜 팀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전쟁터의 지뢰와 흡사하다. 밟으면 상처도 크다. 
7위 LG와 8위 한화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 건너갔다. 말 그대로 산술적인 가능성만 남아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위권 팀들을 물고 늘어지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순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두 팀의 선전은 큰 변수다.
LG는 지난주부터 4일까지 가진 5경기에서 3승1패1무를 기록했다. 두산, 롯데, 삼성이라는 상위권 팀들을 상대한 결과라 의미도 남다르다. 특히 주말 사직 3연전에서 롯데와 1승1패1무로 전적의 균형을 맞췄다. 송승준 유먼 사도스키를 차례로 투입해 2위 굳히기에 들어가려던 롯데의 구상은 어그러졌다. 

4일에는 선두 한국시리즈 직행을 노리는 선두 삼성을 물리쳤다. 선발 배영수와 차우찬을 비롯, 정현욱 권혁 권오준 등 핵심 불펜 요원들을 대거 투입한 삼성과 맞서 결국 승리를 따냈다. 8회 삼성을 좌절시킨 양영동의 그림 같은 수비가 보여주듯이 선수들의 집중력이 막판까지 빛났다.
일찌감치 최하위로 처진 한화도 한대화 감독이 물러난 이후 힘을 내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4위 추격에 박차를 가하던 KIA를 류현진과 김혁민으로 가로 막았다. 한화와의 3연전에서 1승2패에 머문 KIA는 승률은 물론 팀 분위기에서까지 손해를 봤다. 한용덕 감독대행체제가 선수단에 어느 정도는 자극이 된 모양새다.
이런 두 팀의 상승세에 가장 신경을 쓸 만한 팀은 4위 두산이다. 두산은 삼성, SK, 롯데와의 잔여경기가 많지 않다. 삼성과 SK와는 2경기, 롯데와는 1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순위가 붙어 있는 5위 KIA와도 2경기만 잘 버티면 된다. 반면 LG와 한화는 5경기씩이 남아있다. 두 팀과의 맞대결에서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이 쉬워질 수도, 어려워질 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두 팀에게 비교적 약했다. ‘잠실 라이벌’ LG와의 상대전적은 5승9패다. 7개 구단과의 상대전적 중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다. 시즌 초반에는 1승을 거두는 동안 7번이나 지며 일방적으로 밀렸다. 
두산에게 약했던 흐름을 완전히 뒤집은 LG는 “두산에게는 이긴다”라는 자신감으로 무장해 있다. 팬들 앞에서 마지막 자존심을 세우고자 하는 동기부여도 무시할 수 없다. 또 두산은 한화에게도 좋은 기억이 많지 않다. 상대전적은 8승6패로 앞서있지만 한화를 상대로 각각 12승씩을 쓸어 담은 삼성이나 SK에 비하면 승수를 챙기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두 팀과의 맞대결이 시즌 끝자락에 잡혀 있다는 것도 부담스럽다. LG와 한화가 “포기는 없다.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라는 기조를 유지할 경우 쫓기는 쪽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두산이 될 수 있다. LG와 한화라는 ‘지뢰’를 현명하게 제거하는 것은 시즌 막판 두산의 피할 수 없는 숙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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