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기대와 달리 유독 부진한 차우찬(25)이 남은 시즌 마운드 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을 다짐했다.
차우찬은 2012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과 더불어 지난해 한국시리즈 호투를 통해 비로소 삼성에 에이스로 자리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개막전부터 4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고 선발과 불펜, 그리고 1군과 2군을 오가며 4승 6패 평균자책점 6.24로 고전 중이다.
차우찬은 올 시즌 고전 원인으로 스프링캠프 때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을 꼽으며 자책했다. 차우찬은 “캠프때 더 빠른 공을 던지기 위해 투구폼을 수정했고 체중도 5kg정도 줄였다. 평소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는데 살을 빼기 위해 캠프 때 입에도 안 댔었다”며 “그러나 막상 체중이 줄어드니 좀처럼 힘이 붙지 않았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힘이 생기지 않았다. 바꾼 투구폼도 구속이 증가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차우찬은 시즌 전 류중일 감독과 포스트시즌 포함 15승을 올릴 것을 다짐하며 내기를 했다. 그러나 시즌 내내 부진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했고 사실상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됐다.
차우찬은 자신을 믿었던 류중일 감독에게 미안함을 전하면서 “요즘 감독님을 만나도 인사만 드리고 자리를 피하고 있다. 그저 감독님께 죄송할 뿐이다”며 “시즌 전 감독님과 했던 내기를 만회할 기회를 달라고 감독님께 말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말하지 못하겠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경기장에서 보여드리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일 1군 엔트리에 합류한 차우찬은 비록 불펜에서 등판하고 있지만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부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류 감독은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차우찬을 지난해 처럼 두 번째 투수로 쓸지는 정하지 않은 상태다. 당시 차우찬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40km 후반대 직구로 상대팀 SK 타선을 완벽히 잠재운바 있다.
차우찬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처럼만 되도 소원이 없겠다”며 부활을 바랐고 류 감독도 “한국시리즈에 가게 된다면 내기에서 진 차우찬에게 만회의 기회를 줄 수도 있다. 홀드와 승수를 쌓는다면 내기에 진 대가를 받지 않겠다”고 웃었다. 1군 복귀와 함께 페이스를 서서히 끌어올리는 차우찬이 조커로서 다시 한 번 삼성 우승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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