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많이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올 수 있도록 이슈를 만들고 싶다".
인천 전자랜드에 소위 훌륭한 선수를 일컫는 실력과 멘탈(정신력)을 모두 갖춘 '대들보'가 나타났다. 전자랜드가 올 시즌을 앞두고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로 지명한 지난해 대학리그 득점 1위(평균 22.4점) 차바위(23, 191.8cm)의 이야기다.
전자랜드는 지난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상무 농구단과 연습경기서 78-75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자랜드는 1쿼터를 16-22로 뒤진 채 마쳤지만 2쿼터서 37-36으로 역전시킨 뒤 시종일관 리드를 놓치지 않은 끝에 승리를 맛봤다.

이날 경기서 올 시즌 새롭게 전자랜드에 합류한 외국인 용병 리카르도 포웰과 디안젤로 카스토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차바위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 것은 지난달 24일 상무와 연습 경기서 13점(3점슛 3개)을 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된 데 이어 이날도 많은 시간을 뛰지 않으며 1쿼터 역전 3점슛, 2쿼터 동점 3점슛 3쿼터 쐐기포 등 천금 같은 3점슛 3방으로 상무 격파의 선봉에 섰기 때문.
차바위는 경기 후 인터뷰서 "포웰과 호흡을 맞춘 첫 연습 경기였는데 확실히 용병이 들어오니 외곽에서 찬스가 많이 났다"며 "하지만 그간 훈련에서 연습했던 것이 50%도 안나왔다"고 만족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나타냈다.
차바위는 올 시즌 프로에 첫 발을 내딛는 새내기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베테랑 못지 않게 믿음직한 구석이 있다. "프로와 대학 무대는 완전히 다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췄고, 팀에서도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밀어준다"는 차바위는 "감독님이 '밸런스만 맞는다면 100개가 안 들어가도 괜찮으니 자신있게 던져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이 그리 호락호락할 리 만무하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차)바위가 98kg이던 몸무게를 11kg이나 빼 3번뿐만 아니라 2번도 소화할 수 있게 됐다"며 "운동능력과 득점력, 센스 등은 뛰어나지만 순발력이 떨어져 수비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또 "신인이다보니 플레이가 잘됐을 때와 안됐을 때가 확연히 달라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차바위는 "디펜스 시 발놀림이 느려서 연습을 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며 "(강)혁이 형은 순발력이 조금 떨어질지는 몰라도 머리로 상대의 길목을 예상하고 차단한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이어 "(문)태종이 형의 백업 혹은 2번으로 혁이 형의 백업으로 코트에 나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외곽 슛이나 수비, 리바운드를 하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힌 차바위는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플레이로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는 팀의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즌 개막을 한 달 여 앞둔 상황에서 신인답지 않은 개념 있는(?) 각오도 전했다. "팀이 많이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올 시즌에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며 "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올 수 있도록 이슈를 만들고 싶다. 무조건 열심히 뛰겠다"고 소속 팀을 향한 애정어린 메세지를 던졌다.
"프로에서 3점슛 1위가 평균 4개가 넘는 줄 알고 한 언론사와 인터뷰서 '올 시즌 평균 3개의 3점슛이 목표다'라고 말했는데 지난 시즌 3점슛 1위가 3개가 채 안되더라"고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인 차바위는 "그래도 목표를 수정할 생각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상무와 두 차례의 연습 경기를 마친 전자랜드는 오는 7일 고양에서 오리온스와 국내 마지막 연습 경기를 치른 이후 13일 중국 팀의 초청을 받아 광둥성 동관으로 가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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