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의 올 시즌 전술의 핵심은 수비.
인천 전자랜드는 지난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상무 농구단과 연습경기서 78-75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자랜드는 1쿼터를 16-22로 뒤진 채 마쳤지만 2쿼터서 37-36으로 역전시킨 뒤 시종일관 리드를 놓치지 않은 끝에 승리를 맛봤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코트 위에 쩌렁쩌렁 울리는 그의 목소리는 이날 전자랜드의 경기력을 가늠케 했다. 승리하긴 했지만 아직은 덜 여문 조직력을 보이며 씁쓸한 뒷맛을 남긴 전자랜드다.

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공수에서 기본적인 움직임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아쉬움을 보이며 "수비적인 부분에서 미스 매치가 많이 났는데 훈련과 연습 경기를 통해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구상한 푸른 청사진도 내놨다. "앞선에 이현민과 정병국을 세워 가드 라인을 구성하고 체력이 떨어질 때는 리카르도 포웰에게 가드 리딩을 맡길 생각이다"는 유 감독은 "포웰은 아웃사이드에서도 매치업이 가능한 선수이기 때문에 공격적인 부분에 중책을 맡길 생각이고, 디안젤로 카스토는 공격보다는 인사이드에서 수비와 리바운드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올 시즌은 공격보다는 수비에 포커스를 맞출 생각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형 신인' 차바위도 "디펜스 시 발놀림이 느려서 연습을 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며 수비의 중요성을 언급한 뒤 "(강)혁이 형은 순발력이 조금 떨어질 지는 몰라도 머리로 상대의 길목을 예상하고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차바위의 말처럼 신임 주장 강혁(36)은 유 감독이 표방하는 수비 농구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자 구심점이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신기성이 은퇴하며 주장이라는 중책까지 맡은 강혁은 프로농구 수비 5걸상에 수 차례 선정됐을 정도로 알아주는 수비꾼이다.
강혁은 "우리는 원래 공격보다는 조직적인 수비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며 "선수 한 명 한 명이 한발짝 더 뛰어 적극적인 도움 수비를 펼칠 생각이다"고 올 시즌 전자랜드가 가지고 갈 확연한 색깔에 대해 밝혔다.
수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은 연습 경기가 끝난 뒤에도 코트를 떠나지 않으며 연신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오후 3시에 시작한 경기는 5시가 되기 전에 끝났지만 수비에 중점을 둔 훈련은 6시를 넘는 시간까지 이어졌다.
이환우 전자랜드 수석코치는 "문태종이 족저근막염(발바닥 염증)으로 재활을 하고 있어 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포웰이 지난달 27일 늦게 들어왔고, 카스토도 지난달 15일에 합류한 뒤 1주일 동안 병원 신세를 지는 바람에 공격이든 수비든 호흡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며 "코트에서 뛰는 건 결국 선수들이기 때문에 손발을 맞춰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무와 두 차례의 연습 경기를 마친 전자랜드는 오는 7일 고양에서 오리온스와 국내 마지막 연습 경기를 치른 이후 13일 중국 팀의 초청을 받아 중국 광동성 동관으로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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