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영 KBO 총장, “WBC, 선수협과 긴밀히 협의하겠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09.06 09: 11

일본이 내년 열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를 확정지은 가운데 한국의 준비 속도도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일본이 참가를 결정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일본프로야구 선수회는 WBC 대회운영사(WBCI)의 일방적인 수익 배분을 문제 삼아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대회 스폰서의 상당수가 일본 기업임에도 메이저리그의 배만 불려준다는 문제 제기였다.
실제 2009년 2회 대회 당시 총 수익금 1800만 달러(204억 원) 중 일본야구기구(NPB)에게 돌아간 금액은 13%(27억 원)에 불과했다. 우승이라는 타이틀도 수익과는 별다른 관계가 없었다. 반면 메이저리그(MLB) 측은 자국에서 흥행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의 절반 이상인 66%(135억 원)를 챙겼다.

그러나 WBCI는 조정을 요구하는 일본의 목소리에 한동안 귀를 닫았다. 오히려 “일본 없이 대회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말을 흘려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하지만 스폰서 유치와 대회 흥행 등 현실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었던 WBCI는 결국 “WBC 로고나 명칭이 없을 경우에 한해 일본의 독자적인 스폰서 권한을 인정하겠다”라고 한 발 물러섰다.
이에 일본프로야구 선수협은 지난 4일 오사카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참가로 입장을 선회했다. 명분과 실리를 어느 정도 잡았다는 판단에서다. 일본대표팀은 독자 스폰서 활동을 통해 4년 간 약 40억 엔(580억 원) 정도의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흥행을 주도하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이 참가를 결정함에 따라 WBCI의 운신 폭도 넓어졌다. WBCI측은 6일 일본을 포함한 공식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지난 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무른 한국도 대회 준비에 서서히 속도를 내고 있다.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대회 준비 상황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기술위원회가 예비명단을 짜 놓은 상태다. 50명 정도가 된다. 아직 발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계속 논의할 것이다. 외부적으로는 9월 중 대회 조직위 관계자와 만나 이야기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일정을 설명했다.
일본이 따낸 스폰서십 권리 등 이익금 관련 부분에서는 “일본은 선수협이 주도했던 만큼 우리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면서도 “프로야구 선수협회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사례를 통해 우리도 최대한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겠다는 뜻이다.
양 총장은 “전체적인 부분을 선수협과 논의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겠다”라고 밝히며 선수협과의 공조 의사를 재확인했다. 따라서 우리의 준비 과정도 KBO와 선수협과의 논의가 이뤄지고 대회 조직위와의 세부 조율이 마무리 될 9월 중순 경에는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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