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ML 진출' 다르빗슈 없는 니혼햄 어떤가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9.06 12: 57

류현진(26, 한화 이글스)의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소속팀 한화가 고민이 깊다.
현재 22경기 17번의 퀄리티 스타트에도 6승8패(평균자책점 3.03) 만을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을 무작정 붙잡아둘 수도 없지만, 하위권에 맴돌고 있는 팀 성적을 감안할 때 에이스의 유출은 더 큰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 한화의 문제다.
이런 한화의 상황이 올 시즌 초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와 비슷하다. 니혼햄은 올해 1월 포스팅시스템으로 5170만 달러(약 600억 원)을 받고 팀의 우완 에이스 다르빗슈 유(26)를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로 보냈다.

니혼햄은 다르빗슈가 입단한 2005년 전까지 중하위권을 맴돌았으나 2006년부터 쭉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다르빗슈는 2005년 5승5패를 기록한 뒤로 2006년 12승5패, 2007년 15승5패, 2008년 16승4패, 2009년 15승5패, 2010년 12승8패, 2011년 18승6패를 기록하며 팀의 호성적을 이끌었다.
이처럼 팀의 에이스에 많은 의존을 해온 니혼햄이 다르빗슈를 내주는 것은 성적 하락이 우려되는 큰 모험이었다. 그러나 니혼햄은 올해도 119경기를 치른 현재 60승9무50패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떠들썩한 외국인, FA 영입도 없었는데 좋은 성적을 내는 요인은 다르빗슈의 빈자리를 메우는 자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성적이 6승18패 평균자책점 4.92에 불과했던 6년차 좌완 요시카와 미쓰오(24)는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의 신임 아래 올 시즌 11승4패 평균자책점 1.81로 팀의 에이스가 됐다. 5년차 내야수 나카타 쇼(23)는 붙박이 4번타자로 처음 나서고 있고 2년차 투수 사이토 유키(24)도 선발 기회를 보장받고 있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전력이 우수하다. 팀 평균자책점(2.74), 타율(.253)이 지난해에 이어 리그 2위를 기록 중이다. 니혼햄이 2000년대 후반부터 상위권에 오른 것은 다르빗슈 뿐만 아니라 2003년 삿포로에 둥지를 튼 뒤 기본적인 투타 전력이 상승된 덕분인 셈이다.
결국 한화에게 중요한 것은 류현진을 메울 만한 대체 자원과 안정적인 전력이 있냐는 점이다. 한화는 그동안 2군 육성에 성공적이지 못했고 키워오던 선발 양훈(26), 김혁민(25)은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팀 타율은 매년 하위권에 그치고 있다.
한대화 전 한화 감독은 올 시즌 박찬호, 김태균 등 팀 전력 보강에 대해 "두 명으로 야구 하는 것은 아니다. 기초 전력이 너무 떨어져 있다"고 말해왔다. 류현진이 있든 없든 약한 것이 한화의 전력이다. 한화가 진짜 강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류현진의 유무를 떠나 강한 전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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