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율 "세이브왕? KS 최종전 포옹만을 꿈꾼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9.06 07: 16

롯데 자이언츠 역사상 두 번째 30세이브 달성, 그렇지만 김사율(32)은 여전히 자신을 낮춘다. "타자들, 그리고 불펜 투수들이 잘 해줬기에 세이브 기회가 많이 있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이런 성적을 거둘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김사율은 4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4-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으로 막고 세이브를 추가했다. 시즌 30세이브째를 거둔 김사율은 1994년 박동희(31세이브) 이후 무려 18년 만에 롯데에서 30세이브를 기록한 투수가 됐다. 이는 롯데 역사상 두 번째다.
김사율과 박동희는 함께 롯데에서 선수생활을 하지 못했다. 박동희는 1997년 삼성으로 이적했기에 1999년 롯데에 입단한 그로선 함께 할 기회가 없었다. 김사율은 "박동희 선배님은 부산에서 최동원 선배님과 함께 전설로 불리기에 충분한 분이었다. 그런 선배님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에 대해 영광스러울 따름"이라며 웃었다.

올해 김사율은 주장을 맡으면서 개인 성적과 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했다. 지금까지는 분명 성공적인 시즌이다. 42경기에 출전, 2승 2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하고 있다. 마무리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블론세이브 개수도 3개로 양호한 편, 각 팀 주전마무리 투수 가운데 김사율보다 블론세이브가 적은 선수는 1개씩 기록한 삼성 오승환과 LG 봉중근 뿐이다. 또한 롯데는 현재 2위를 질주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도 김사율은 "감독님이 믿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주장으로서 개인 성적이 나와야 선수들에게 말을 하기가 쉽다. 김사율은 "시즌 초반 한창 분위기가 안 좋을 때가 있었다. 그때 감독님께서 '신경 쓰지 말고 너 편한 대로 해라'라고 말씀 하셨지만 뭔가 분위기를 다잡아 달라는 의미로 들렸다. 그때도 선수들이 다 잘 따라줘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0세이브를 거두며 주전마무리로 발돋움한 김사율이 올해까지 활약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선수 본인의 노력, 감독의 믿음, 그리고 팀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가운데 김사율은 팀 동료들, 그 가운데 불펜 투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나보다 훨씬 많은 경기에 나오면서 불펜 투수들이 정말 고생 많았다. 나보다 공이 좋은 선수들도 많은데 앞에서 잘 막아준 덕분에 내게 마무리 기회가 올 수 있었다. 앞에서 완벽하게 막아줬기 때문에 내가 더 책임감을 느낀다"는 게 김사율의 말이다.
특히 김사율은 올해 롯데 마운드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롯데는 4일 경기 후 팀 평균자책점 3.43으로 삼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5일 삼성이 무실점 경기를 하며 다시 1위를 내줬지만 이제까지 롯데의 팀컬러를 생각하면 분명 놀라운 기록이다. 그래서 김사율은 "(4일 경기에서) 내가 30세이브 한 것보다 팀 평균자책점 1위를 한 게 훨씬 기뻤다"면서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우승도 노려볼 만하다"라고 했다.
현재 김사율은 삼성 오승환(31세이브)에 이어 두산 프록터와 함께 세이브 부문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올해 세이브왕 타이틀을 노리고 있냐는 질문에 그는 손사래를 치며 "시즌 시작부터 지금까지 세이브 숫자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무조건 블론세이브를 하지 말자는 생각 뿐"이라고 강조했다.
타이틀에는 욕심이 없지만 그는 올해 롯데의 우승에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한국시리즈 최종전에서 내 손으로 경기를 마무리 짓는 건 모든 투수가 꾸는 꿈이다. 가끔 그 장면을 속으로 상상하기만 해도 짜릿하다. 올해는 반드시 우승을 결정짓고 (강)민호와 마운드에서 포옹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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