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WBC 최고 빅카드는 한일전이다.
일본이 내년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확정짓게 됨에 따라 한일전이 뜨거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WBC에서 숱한 명승부를 연출하며 만원 관중과 높은 시청률을 보장한 최고의 흥행 카드였다. 내년에도 이 같은 한일전이 WBC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한국 선수들도 벌써부터 강한 결의를 드러내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버팔로스에서 뛰고 있는 이대호는 누구보다 일본의 WBC 참가를 바라고 있었다. 그는 일본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WBC는 시즌 중 느낄 수 없는 의미있는 대회다. 일본야구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WBC에 참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한국 국민들은) 어느 나라보다도 일본과 경기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확실히 준비해 싸우고 싶다"며 한일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2회 WBC에서 9경기 모두 출장해 29타수 10안타 타율 3할4푼5리 3홈런 11타점 9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홈런·타점 2관왕을 차지한 김태균(한화)도 설욕을 벼르고 있다. 그는 "우리도 많이 이겼는데 중요할 때마다 졌다. 마치 일본이 승자가 되고, 우리가 진 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며 "이번에는 반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가 중요할 때 이기도록 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나타냈다.
한국과 일본은 WBC에서 총 8번 맞붙었다. 2006년 1회 대회에서 3번 격돌했고 2009년 2회 대회에서는 무려 5차례나 맞대결을 벌였다. 8경기 결과는 4승4패로 타이. 그러나 2006년 준결승전, 2009년 결승전 등 중요한 경기에서는 언제나 일본이 웃었고 한국은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은 WBC 1·2회 대회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들 사이에선 '이번 만큼은 질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러나 3회 대회는 1~2회 대회 만큼 한일전이 자주 열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은 1라운드에서 조가 나뉘었다. 한국은 대만·네덜란드·호주와 같은 조가 됐고, 일본은 쿠바·멕시코·중국과 한 조를 이뤘다. WBC 1라운드는 풀리그로 치른 뒤 1~2위팀이 2라운드 진출권을 얻는다. 한국과 일본은 2라운드 이후 만날 수 있다.
김태균은 "일본과 계속해서 자주 붙으니까 나중에는 지겨울 정도였다"며 "한일전은 뭔가 다르다. 2009년 WBC 아시아 예선전에서 1회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홈런을 치고 나도 모르게 만세를 부른 적이 있다. 동료들이 '아직 1회밖에 안 됐는데 왜 만세를 부르냐'고 놀렸는데 정말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되더라"며 한일전이 갖는 특수성을 설명했다.
일본도 정예 선수들로 출격할 것이 유력하다. 일본 최고 에이스 다르빗슈 유도 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의 론 워싱턴 감독이 일찌감치 WBC 참가를 허락했다. 마찰이 깊었지만 일본에서도 이제는 WBC 사령탑 선임 작업에 들어가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한국도 삼세 번의 심정으로 '이번 만큼은 절대 일본에 질 수 없다'는 각오. 벌써부터 WBC 한일전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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