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 결정된 것도 아무것도 없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대한민국 최고 에이스' 한화 류현진(25)의 해외 진출 여부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지난 2006년 데뷔한 류현진은 올해로 7시즌을 채워 해외 진출 자격을 얻게 된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은 일찌감치 제기된 일로 관건은 시기와 명분이었다. 류현진이 "기회가 되어 보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의사 표현을 하며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그러나 한화 구단은 류현진의 해외 진출 관련해 아직 생각하거나 구체적으로 논의한 부분이 전혀 없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지금 이 시기에 류현진의 포스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줄은 전혀 몰랐다. 당연히 논의된 부분도 없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감독 선임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에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화의 당면 과제는 새로운 감독 선임이다. 한대화 감독이 물러난뒤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에서 4승1패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한화는 본격적인 팀 리빌딩을 위해 골몰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작업은 팀 재건을 이끌 사령탑을 선임하는 일이다. 지금 팀을 이끌고 있는 한용덕 감독대행을 비롯해 외부 인물들이 차기 감독 후보로 물망에 있다.
류현진의 해외 진출은 감독이 선임된 다음 고민 해야 할 문제다. 류현진도 "일이 커졌다"며 본의 아니게 구단과 갈등 모양새로 비쳐질까 조심하고 있다. 어차피 시즌이 끝난 뒤 논의해도 늦지 않을 일이며 한화 구단도 실익을 따지고 입장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차기 감독에게 결정권을 준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야구인들이 '과연 한화가 류현진을 놓아줄까'라는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한화 구단에서 류현진을 놓아주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 팀이 이렇게 무너져있는데 에이스까지 보내기 힘들다. 합리적으로 봤을 때에도 한화가 놓아줄 이유는 없다. 한화는 류현진이 없으면 여러모로 타격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장의 여러 감독들도 "어느 감독이 류현진을 보내고 싶겠나"고 지극히 공통된 의견을 냈다.
또 하나는 구단 차원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처리해야 할 문제라는데 있다. 모 관계자는 "류현진급의 선수는 그룹 차원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차기 감독에게 결정권 주는 것은 피상적인 판단으로 간판 선수의 해외 진출은 구단을 넘어 그룹 차원으로 결정되기도 한다. 2000년 12월 구대성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다 일본 오릭스에 입단할 때에도 오릭스 그룹과 금융 부문에서 동반자적 관계에 놓여 있던 한화 그룹의 결정이 크게 작용했다.
류현진은 한화를 넘어 대한민국 야구의 중심이고 간판이다. 아직 류현진의 해외 진출 여부에 어떤 논의도 하지 않은 한화이지만, 단순히 구단 차원에서 결정하기는 어렵다. 구단주가 자리를 비운 상태이기 때문에 시기상으로 지금 당장 어떤 결정도 논의도 하기 힘들다. 류현진의 해외 진출 여부에 한화가 시간을 벌고 조심스러워하는 진짜 이유일지 모른다. 어쨌든 류현진은 지금 한화 선수이고 6일 대전 롯데전에서 7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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