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새 수목드라마 ‘제3병원’(극본 성진미, 연출 김영준 김솔매)이 양한방 의사들의 첨예한 갈등을 그리는 것으로 첫 방송의 포문을 열었다.
5일 방송된 ‘제3병원’에서는 양한방 협진병원의 개원일을 맞아 한 병원에서 맞닥뜨린 두현(김승우)과 승현(오지호)의 날선 대립을 그렸다. 양한방의로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지 않는 일반적인 갈등 외에도 두 사람은 마주치자마자 눈에 띄는 신경전을 펼쳐 숨겨진 사연이 있음을 예감케 했다.
두현과 승현은 각각 신경외과 전문의와 한의사로 자기 영역에서 ‘신의 손’, ‘허준의 재림’이라 불리는 실력자들이었다. 하지만 환자 치료에 있어 양의와 한의 사이를 가르는 의료법은 한의사 승현에게 기관삽관을 위한 절개를 허락지 않았고, 두현에겐 환자의 목숨을 살리는 일만큼이나 중요한 재활치료에 있어 벽을 만드는 등 한계점 역시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길을 결국 협진이었지만, 양·한방 사이는 “국경”이라고 표현 될 만큼 자기 영역에 대한 공고한 자존심과 동시에 상대를 깔아뭉개는 하대로 팽배해 있었고, 이는 결국 두현과 승현 사이에서 폭발했다. 교통사고 상황에서 두현이 병원까지 이송한 환자가 양방 치료 도중 이를 멈추고 한방 치료를 받겠다고 우겼기 때문. 양·한방의 사이에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에 앞서 환자의 처우에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에 두현과 승현은 대립했고, 이 과정에서 ‘제3병원’은 이야기의 토대가 되는 협진이라는 화두를 자연스레 꺼내며 갈등의 시작을 알릴 수 있었다.
특히 이 같은 대립에는 두현과 승현 사이에 놓인 숨겨진 개인사가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잠시 등장한 두현과 승현의 어린 시절 모습과, 외과계의 전설이자 근엄한 모습이 인상적인 두현의 아버지가 두 아이와 함께 등장하며 연관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 출생의 비밀이라는 코드로 예감되는 두 사람 사이의 숨겨진 이야기는 ‘제3병원’의 갈등의 밀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돼 궁금증을 높였다.
sunha@osen.co.kr
tvN ‘제3병원’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