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복수와 가족의 죽음이 진한 남자의 우정을 외나무다리로 몰아넣었다.
종영을 한 회 남긴 KBS 2TV 수목극 '각시탈’ 속 친구 이강토(주원 분)와 기무라 슌지(박기웅 역)가 고통과 혼돈의 시대 속에서 변모하며 결국,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극한의 상황에 처하게 됐다. 여기에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애증까지 더해진 슌지의 눈빛은 처량하기까지 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궁금증을 더한다.
지난 5일 ‘각시탈’ 27회에서 강토와 슌지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학교 선생이었던 슌지를 일본 순사로 만들게 했던 형 기무라 켄지(박주형 분)의 죽음에 이어, 이번엔 아버지인 기무라 타로(천호진 분)이 죽음을 맞았다.

강토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들을 하나씩 죽여 나가며 그 배후의 인물인 기무라 타로의 실체에 한 걸음씩 다가갔고, 결국 기무라 타로의 집을 급습해 그를 처단했던 것. 하지만 그의 절친 슌지는 자신의 아버지가 살해되는 현장을 목격했고, 결국 목 놓아 울부짖으며 강토에게 칼을 휘둘렀다.
강토는 각시탈까지 벗어던진 채 슌지와 맞대결을 펼쳤고 그를 죽음에 몰아넣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과거의 기억과 가슴 한 켠에 있는 미안함으로 그를 죽이지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 결국 복수의 칼날을 갈게 된 슌지에게 강토에게 가할 최후의 ‘일격’은 바로 강토와 그가 사랑하는 연자 목단(진세연 분)의 결혼식이 됐다.
독립군을 소탕하기 위해 학도병에 스파이를 심어놓았던 슌지는동진결사대의 아지트까지 가게 됐고, 운명의 장난처럼 그 곳에는 강토와 목단이 결혼식을 올리고 있었다. 가족의 목숨을 앗아간 강토가 그의 사랑마저 빼앗아간 현실 속에서 슌지는 놀라움과 함께 뛰는 심장을 감추지 못하고 폭주를 예고했다. 그들의 마지막 선택은 무엇일까.
시청자들은 방송 후 관련 게시판을 통해 "두 사람 굉장히 친한 친구였는데 진짜 원수됐네", "시대가 친구를 갈라놓았다. 각시탈이 조금은 관용을 베풀순 없었나", "결혼식에 등장한 슌지, 무섭다. 설마 강토나 목단 둘 중 하나 죽는거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결말에 대한 다양한 추측을 내놨다.
한편, 이같은 두 사람의 비극적인 대립에 '각시탈'은 6회 연속 자체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막판 뒷심을 발휘했다.
6일 오전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각시탈' 26회분의 시청률은 전국기준 21.5%를 기록했다. 이는 이전 회보다 0.1%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동시간대 1위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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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