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처음부터 드라마를 봤는데 보면 볼수록 미궁에 빠진다. 어느 순간 자신의 이해력이 남들보다 뒤떨어지나 자책하다가 다른 시청자들도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안심한 후 자꾸 이 같은 시험에 들게 만드는 드라마에 푹 빠지게 된다. 바로 MBC 수목드라마 ‘아랑사또전’이 그렇다.
친절한 설명과는 거리가 먼 ‘아랑사또전’이 또 한번 시청자들의 머릿속을 뒤엉키게 만들었다. 지난 5일 방송된 6회는 옥황상제(유승호 분)와 염라대왕(박준규 분)이 귀신 아랑(신민아 분)을 한시적으로 사람의 모습으로 돌려준 이유가 살짝 공개됐다.
앞서 사또 은오(이준기 분)가 그동안 애타게 찾던 어머니 서씨(강문영 분)가 처녀들의 혼을 먹는 요괴라는 사실이 공개된 바 있다. 물론 아직까지 서씨가 처음부터 요괴였는지 아니면 은오와 헤어진 후 어떤 사건에 의해 요괴가 됐는지는 불확실한 상황.

하지만 이날 6회는 세상을 어지럽히는 요괴 서씨를 잡아들이기 위해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아랑을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내용이 펼쳐졌다. 옥황상제는 아랑을 최종병기로 일컬으며 악귀까지 부릴 수 있는 요괴 서씨를 잡는 방법으로 아랑을 선택한 것임이 공개됐다.
조금 명확해진 내용도 있는가 하면 새롭게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단서도 있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따뜻한 기운도 없으며 칼에 찔려도 절벽에 떨어져도 죽지 않는 아랑.
그런 아랑을 알아본 악귀(이 악귀 역시 요괴 서씨로 인해 봉인이 해제됐다고 하나, 이 역시도 왜 봉인이 해제됐는지 아직까지 알 수 없다)가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구나”라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것 역시 미스터리다.
그리고 서씨 역시 아랑이 있으면 더 이상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마음껏 살 수 있다고 섬뜩한 계획을 세우고 있어 좀 더 명확하게 사건의 실체를 알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아랑사또전’은 극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면서 안방극장을 긴장감 넘치게 만들고 있다. 한 장면만 봐도 앞뒤가 다 보이는 드라마와 달리 이 드라마는 한 장면이라도 놓치면 더욱 혼란스러운 불친절하다. 하지만 불친절하고 머리를 쥐어뜯게 만들어서 더 재밌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열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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