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부상에 시름...시즌 중에나 정상 가동할 듯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9.06 10: 01

이상범(43)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다.
지난 시즌 KGC는 오세근의 영입으로 리빌딩에 화룡점정 했다. 단순히 리빌딩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컵을 거머쥐는 대성공을 거뒀다. 특히 상대가 KBL의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며 최강의 팀이라는 평가를 받던 원주 동부였기 때문에 뜻 깊은 우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이번 시즌 KGC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오세근이라는 걸출한 센터를 비롯해 기존의 주축 선수 대부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와 현실은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KGC은 안양에서 팀훈련과 함께 연습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에 뛰는 선수들을 보면 무언가 어색하다. 지난 5일 안양서 열린 창원 LG와 연습경기가 더욱 그랬다. 1번과 2번 자리에 이정현과 양희종이 포진한 가운데 5번에는 새 외국인 선수 개럿 스터츠가 있었다. 주축 김태술과 오세근은 벤치서 대기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오세근은 지난 시즌 막판부터 괴롭혔던 족저근막염으로 인해 단 1분도 코트서 뛰지 못했다. 오세근에 따르면 현재 부상 상태는 지난 시즌보다 더욱 악화되어 지금껏 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제서야 겨우 런닝으로 체력을 끌어 올리고 있는 상황.
김태술의 경우에는 큰 부상은 아니다. 이날 허리 통증으로 인해 전혀 뛰지 못했지만, 지난 4일 부산 KT와 연습경기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그의 빈 자리를 메우는 게 쉽지 않다. 특히 김태술의 공백을 채워줄 백업 가드 박상률마저 무릎 부상 중이라 김태술의 빈 자리를 이정현이 메울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시즌을 구상한다고 할 것도 없다. 앞 선 가드 두명이 경기서 완전 못 뛰었고, (최)현민이는 손가락이 탈골됐다. (김)성철이도 복귀는 했지만 지금까지 아무 것도 못했다. 세근이도 마찬가지다. 선수단 중 절반이 없는 상태로 훈련을 했다"고 걱정을 털어 놓았다.
당연히 공격적인 부분은 전혀 만들지 못했다.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갈 가드의 부재가 어느 때보다 컸다. 이 때문에 KGC는 수비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감독은 "원하는 수비를 조금씩 해가고 있다. 공격은 할 수가 없지만 수비는 맞춰가고 있다"며 "하지만 만족은 아니다. 좀 더 해야 한다. 특히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데 그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태술이와 상률이가 없다. (박)찬희(상무 입대)가 있었다면 앞 선에서 압박을 할 수 있었을텐데 현재는 아무도 없다. 정현이와 희종이가 둘이 1번과 2번으로 35분 정도를 소화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다. 그래서 타이트한 농구를 전혀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태술이가 없는 탓을 할 수가 없다. 태술이가 매 경기마다 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태술이 없이 수비를 하는 법을 지금 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술이 시즌 중에 갑자기 못 뛸 경우를 가정하고 훈련을 하는 셈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 하지만 위기 직전까지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부상 선수가 돌아오면 잘 될 것이다'라는 막연한 생각은 없었다. 훈련 또 훈련만이 이 감독의 머릿속에 있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돌아온다고 수비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는 건 아니다. 연습을 해야 한다. 하지만 뛸 선수가 없으니 가장 큰 문제다. 아쉽다"며 고개를 저어댔다.
결국 KGC는 지난 시즌과 비슷한 시작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KGC는 주축 선수들이 대표팀에 대부분 차출되는 바람에 시즌 직전에서야 손발을 맞췄다. 조직력이 맞춰지지 않은 만큼 시즌 초반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KGC의 경기력은 달라졌다. 이 감독은 "이번에도 시즌 중간에 손발이 맞춰질 것 같다. 부상은 하루 아침에 낫는 것이 아니다. 일본 전지훈련을 가서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는데 1~2라운드까지는 조직력을 맞추면서 보낼 가능성이 크다. 감독으로서는 불안하다"며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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