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7' 최용수, "'도쿄대첩' 당시 결승골 도움은 바로 나!"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9.06 15: 40

최근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응답하라 1997'은 30대 초중반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축구계에도 1997년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다. 1997년 9월28일 열린 이른바 '도쿄대첩'. 한일전이라는 특수성과 함께 일본의 중심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당시 경기서 이민성의 기적과 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승리를 챙겼다.
당시 방송중계를 맡았던 캐스터의 "후지산이 무너집니다"라는 멘트는 후일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로 많은 이들의 머리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가 결정된 후 열린 경기였지만 1998 프랑스 월드컵 진출권을 놓고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간단했다. 2-1로 한국이 승리했다. 홈팀 일본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서정원과 이민성이 연속골을 터트렸다. 그렇게 한국의 승리로 경기는 마쳤다.

당시 경기 후 일본 가모슈 감독은 사퇴하고 말았다. 반면 한국 차범근 감독은 승승장구 했다. 손쉽게 프랑스 월드컵 진출권을 따내는 등 '도쿄대첩'의 의미는 대단했다.
최용수 감독은 당시의 기억을 되새김질 했다. 모두들 이민성의 결승골만 기억하지만 최다 공격 포인트는 최용수 감독이었다. 서정원의 첫번째 골과 이민성의 결승골을 모두 어시스트 했다.
회상에 젖었던 최 감독은 "한일전을 앞두고는 상대가 일본이었기 때문에 누구나 투쟁심이 불탔다. 애국심이 최고로 올랐던 상황이었다"면서 "일본에 지면 안된다는 이유는 분명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투쟁심이 불탔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최용수의 플레이에 일본 선수들은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에 선수들의 모습은 비장했다. 최 감독은 "일본의 심장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렸다. 그때 함께했던 황선홍, 홍명보 감독과 유상철 감독 그리고 김태영 코치 등은 모두 상대를 쓰러트리겠다는 의지였다. 전투심을 모두 쏟아냈다. 그렇게 강한 의지를 경기에서 드러났고 마지막에 우리가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응답하라 1997'에서도 주인공인 성시원(정은지)의 가족들은 윤윤재(서인국) 등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지켜본다. 야구 코치인 성시원의 아버지도 축구에 흥미를 느낀다. 결국 기대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당시 기적의 승리를 지켜 봤다. 성시원의 아버지 역할로 나온 성동일은 "최용수, 저 XX 대단한 놈이여"라는 대사를 날리기도 했다.
그렇게 '도쿄대첩'은 다시 조명됐다. 최 감독은 드라마에 대해 알지는 못했지만 경기에 대한 기억은 잊지 않았다. 첫 골의 상황은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최용수 감독이 헤딩으로 떨구자 서정원이 넣었다. 두번째 골에 대해서 최 감독은 할 말이 많았다.
최 감독은 "당시 경기 후반이 되어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볼을 받으러 내려왔는데 후방에서 공격에 가담하던 (이)민성이가 보였다. 그래서 아무생각 없이 볼을 줬다. 속으로 '민성아, 니가 해결해라'라면서 빼준 볼이었다. 앞으로 보고 있는데 뒤에서 강력한 슈팅이 연결됐다. 그대로 떨어지면서 골이 됐다.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한건 했다. 정말 대단한 결과였다. IMF 사태로 인해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힘을 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기 뒷 이야기와 함께 최용수 감독은 한마디를 보탰다. 최 감독은 "당시 뛰던 황선홍, 홍명보 등 모두 독기가 대단하다. 지기 싫어하는 욕심이 많다. 그것이 바로 지금 감독으로서도 나타나고 있다. 보면 알 것 아닌가. 피터지는 싸움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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