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승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다. 누가 먼저 실수를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도 많다. 한·일전 패배도 결국 두 차례의 아쉬운 주루사와 결정적인 순간 나온 폭투가 원인이 됐다.
한국은 6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일본과의 2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2-4로 졌다. 물러설 수 없었던 한·일전에서 진 한국은 이날 패배로 1-2위전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초반은 팽팽했다. 선발 심재민(한국)과 후지나미(일본)가 나란히 호투했다. 좀처럼 주자들이 득점권까지 나가지 못했다. 때문에 경기는 선취점 싸움으로 흘러갔다. 먼저 기회를 잡은 것은 한국이었다. 그러나 선취점의 기회를 날린 두 번의 주루사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한국은 3회 1사에서 유영준이 절묘한 3루 방향 번트안타로 살아나갔다. 기습적인 번트에 후지나미가 흔들렸다. 2사 1루 김민준의 타석 때 폭투를 던졌다. 그러나 유영준이 3루까지 달리다 결국 아웃됐다. 발이 빠른 유영준이었지만 3루까지 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상황이었다.
5회도 마찬가지였다. 후지나미를 일찍 흔들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차버렸다. 선두 심재윤이 후지나미의 직구를 받아쳐 중전안타로 출루했고 송준석이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 작전으로 3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쳤다. 그러나 1루 주자 심재윤이 3루까지 내달리다 아웃되며 찬물을 끼얹었다. 런앤히트 사인이 나왔지만 좌익수의 수비 위치가 깊지 않았고 무사였음을 고려하면 역시 아쉬운 베이스러닝이었다.
5회까지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심재민도 6회가 아쉬웠다. 힘이 떨어져 제 공을 던지지 못했다.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공 하나를 연달아 내주며 무사 만루에 몰렸다. 점수를 주지 않을 수는 없어도 최소한으로 막아야 하는 상황. 그러나 그 후 폭투 2개와 안타 2개를 맞으며 대거 4점을 내줬다. 특히 폭투로 주지 않아도 될 점수 2점을 준 것이 컸다. 일본이 잘했다기보다는 한국이 자멸한 씁쓸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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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