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신의 132구. 인상적인 쇼케이스였다.
'대한민국 최고 에이스' 한화 류현진(25)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무력 시위를 펼쳤다. 류현진은 6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8이닝 6피안타 3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위력을 과시, 시즌 7승(8패)째를 거두며 팀의 2-0 영봉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에 이어 16이닝 연속 무실점. 모두 대규모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앞이었다.
이날 대전구장은 류현진을 보기 위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시카고 컵스, LA 다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텍사스 레인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볼티모어 오리올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 최소 10개 구단 이상이 이날 대전구장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약 20여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

류현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그대로 반영됐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마치면 7시즌을 채워 구단 동의하에 해외 진출 자격을 얻게 된다. 베이징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래식(WBC) 등을 입증된 류현진의 기량과 명성은 모르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없을 정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대회선수권대회를 맞아 스카우트들이 류현진의 등판날마다 지방구장을 찾아다니고 있다.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 7개 구단보다 더 많은 구단과 인원의 스카우트들이 경기 전부터 속속 중앙 지정석 자리를 꿰차며 뜨거운 열기를 뿜었다. 경기가 시작된 후 스카우트들은 스피드건을 들고 공 하나 하나에 류현진의 구속과 구종을 집중 관찰했다. 그들 앞에서 류현진은 자신이 왜 대한민국 최고 투수인지 입증해 보였다.
1회 시작부터 공 5개로 가볍게 삼자범퇴로 처리한 류현진은 2회 내야안타 포함 안타 2개와 볼넷 하나로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3회에도 볼넷 2개로 득점권 위기를 초래했지만, 역시 실점은 없었다. 2~3회 고비를 잘 넘어간 류현진은 4회부터 거침없는 피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4회 황재균과 황성용 모두 힘있는 직구를 결정구 삼아 삼진잡았다. 5회에는 용덕한과 박준서를 떨어지는 서클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6회에도 손아섭-홍성흔을 연속 내야 땅볼로 유도한 류현진은 조성환을 몸쪽 낮게 꽉 차는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4~6회에만 삼진 5개를 잡아내며 구위를 자랑했다.
7회 첫 타자 황재균을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고, 역대 14번째 개인 통산 1200탈삼진을 돌파한 그는 2사 후 대타 박종윤-김주찬에게 연속 안타로 1·3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전준우를 최고 150km 직구로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역시 실점을 주지 않았다.
8회가 하이라이트였다. 박준서를 150km 직구로 루킹 삼진 잡은 류현진은 손아섭에게 2루 내야 안타를 맞았지만, 홍성흔을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요리했다. 조성환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며 다시 1·3루 위기에 몰렸으나 황재균을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하며 포효했다. 총 투구수 132개. 올해 최다 투구수로 8회에도 최고 구속은 무려 150km까지 찍혔다.
스트라이크 80개, 볼 52개로 혼신의 131구를 던진 그는 9회부터 마운드를 넘겼다. 최고 151km 직구(74개)를 중심으로 체인지업(29개) 커브(16개) 슬라이더(13개)를 섞어던졌다. 대규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찾은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부터 16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대한민국 최고 에이스의 이유를 온몸으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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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