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불씨를 되살린 호투였다.
KIA의 우완투수 서재응(34)이 6일 광주 SK전에서 벼랑끝에 몰린 팀을 구해냈다. 나흘만에 선발등판해 7회까지 단 1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한국무대에서 선발로 등판해 1안타만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서 두 차례 1피안타 무실점 선발경기가 있었다. 시절인 2003년 6월 18일 플로리다 원정경기에서에서 6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가 있었다. 2005년 5월 5일 필라델피아전에서 7이닝 1피안타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무엇보다 절박한 상황에서의 호투였다. 팀은 두산에게 3.5경기차로 밀린 가운데 이날 패배하면 사실상 4강행은 더욱 힘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서재응은 1회부터 완벽투로 SK 타선을 잠재웠다. 1회 삼자범퇴로 막았고 2회, 4회 볼넷을 내주었지만 안타는 맞지 않았다.
5회 1사후 임훈에게 첫 안타를 맞고 도루를 허용한게 유일한 실점위기. 그러나 조인성을 빠른 직구로 삼진으로 잡았고 박지만의 볼넷을 내주었으나 정근우를 좌익수 뜬공을 처리하고 위기를 벗어났다. 그리고 6회와 7회는 삼자범퇴로 틀어막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때까지 투구수는 불과 87개. 직구 최고구속은 145km, 슬라이더(20개) 뿐만 아니라 포크볼(22개), 싱커(투심 패스트볼 13개)로 SK 타자들을 요리했다. 특히 포크볼이 통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투심을 주로 구사했으나 최근 포크볼의 각이 잡히면서 승부구로 던지기 시작했고 호투의 비결이 되었다.
경기후 서재응은 "(앞선) 한화전에서는 투심과 슬라이더만 던졌지만 오늘은 포크볼을 던졌다. 이 볼을 사용해서인지 SK 타자들이 많이 혼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팀의 희미한 4강의 불씨를 되살린 것만은 아니었다. 올해 7승을 거두어 남은 경기에서 10승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남은 25경기에서 5번 정도 등판이 예상된다면 한번쯤 꿈꿀 수 있는 목표이다.
서재응도 "이제 3승 남았다. 10승은 내 야구인생의 목표이다"고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이어 "초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매이닝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던졌다. 첫 안타를 내주고 긴장하고 피해가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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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