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에만 한 번 들어 가봤습니다. 출장은 해본 적이 없고요”.
스스로도 보람이 큰 모양이었다. 데뷔 10년차 만에 첫 완봉승을 거둔 우완 노경은(28, 두산 베어스)이 자신이 거둔 완봉투 자체에 감격을 금치 못했다.
노경은은 6일 잠실 넥센전에 선발로 나서 9이닝 동안 5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1개) 무실점으로 호투를 보여주며 데뷔 후 가장 깔끔한 선발 등판을 마쳤다. 특히 이날 노경은은 단 한 개의 사사구만을 내줬을 정도로 굉장히 안정적인 제구력을 뽐냈다. 노경은의 완봉승은 데뷔 후 처음이다.

경기 후 노경은은 “사실 완봉 생각이 처음에는 없엇다. 6이닝까지 점수, 볼넷을 내주지 말자는 생각이었고 6회 후에는 1이닝씩 던진다고 생각했었다”라며 “7회가 끝난 후 정명원 코치께서 ‘꼭 완봉을 해라. 여기서 완봉승을 거두면 앞으로 더 큰 도움과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라며 격려해 주셨다. 팀 승리도 너무 기쁘고 타선이 4점을 내준 것이 정말 컸다”라고 밝혔다.
뒤이어 그는 “무사사구 완봉승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웃은 뒤 “볼카운트가 불리할 때는 일부러 타자들이 치도록 공격적으로 던졌다. 투심보다 포심을 즐겨 던졌는데 오늘은 특히 볼 끝이 좋았다”라고 이야기했다.
“10승 욕심보다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우선이었고 8승이 안 나오다보니 그 8승이 너무 절실했다”라고 이야기한 노경은은 “마침 어머니께서 야구장에 오셨다. 어머니께서 오시면 특히 잘 던지게 되는 것 같다”라는 말로 효자 투수의 면모도 비췄다.
"꼭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라는 노경은의 시즌 목표. 2003년 데뷔 이래 노경은은 포스트시즌 대신 일본 교육리그를 떠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등록된 적은 있었으나 노경은은 아직 포스트시즌 패전처리로도 마운드에 서 본 적이 없다.
“팀이 계속 이겨서 가을 야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가을 야구 마운드는 서 본 적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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