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워요".
이청용(23, 볼튼)의 대답은 짧고 간결했다. 하지만 특유의 덧니가 드러날 정도로 활짝 지은 미소는 짧은 대답보다 더 많은 감정들을 담고 있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인근에 위치한 도스틀리크 훈련장에서 현지 2일째 훈련을 공개했다. 4일 밤 현지에 도착한 국내파와 J리거들에 이어 해외파 6명까지 5일 모두 합류, 22명이 전원 집결한 최강희호는 가벼운 몸풀기 운동과 미니게임을 병행하며 2일째 훈련을 마쳤다.

이날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낸 22명의 태극전사들은 모두 저마다의 비장한 각오를 가슴에 품고 훈련에 임했다. 그 중에서도 1년 2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게 된 이청용의 각오는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훈련이 끝난 후 만난 이청용은 밝은 얼굴로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가벼운 회복훈련'을 중심으로 하겠다던 최강희 감독의 말과는 달리 미니게임까지 포함, 2시간 가까이 진행된 훈련을 모두 소화했지만 힘들거나 지친 기색은 없었다.
지난 2011-2012시즌을 앞두고 열린 프리시즌 경기서 장기 부상을 당하며 한동안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했던 이청용은 1년 2개월이라는 공백에도 불구하고 최강희호의 가장 유력한 오른쪽 날개로 손꼽힌다.
이근호(27, 울산)와 포지션을 두고 경쟁 중이지만 이청용에게 중요한 것은 다시 대표팀에서 뛴다는 사실이다. 포지션별 경쟁자를 한 방에 배치하면서 이근호와 룸메이트가 됐지만 둘은 서로에 대한 견제를 의식하지 않고 사담을 나누며 편안한 긴장을 즐기고 있다.
최 감독의 부름을 처음 받은 이청용으로서는 이번 대표팀이 여러 모로 뜻깊다. 처음으로 최강희호에 합류한 소감을 묻자 이청용은 다시 한 번 짤막하게 "기대된다"고 답했다. 1년 2개월 만의 대표 복귀이자 처음으로 승선한 최강희호에 대한 감정이 듬뿍 묻어난 한 마디였다.
최 감독은 대표팀 명단 발표를 앞두고 이청용의 발탁을 예고하며 그에 대한 믿음을 드러낸 바 있다. 기대감과 즐거움으로 가득 찬 이청용이 변함 없는 기량으로 최 감독의 믿음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오는 11일 열릴 우즈베키스탄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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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틀리크(우즈베키스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