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노리는 '괴물' 류현진의 무실점 투구 비밀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9.07 09: 31

"오늘은 잘 떨어졌다. 다행이다".
'대한민국 최고 에이스' 한화 류현진(25)이 전매특허 체인지업의 날카로움을 되찾았다. 류현진은 지난 6일 대전 롯데전에서 8이닝 동안 무려 132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3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2-0 영봉승을 이끌었다. 시즌 7승(8패)째를 따낸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10개 구단 20여명의 스카우트들 앞에서 건재함을 자랑했다.
눈여겨 볼 대목은 류현진의 트레이드마크인 서클체인지업이었다. 프로 입단 후 같은 왼손 투수 구대성으로부터 전수받은 서클체인지업은 류현진을 당대 최고의 투수로 만든 최고 아이템이었다. 속구와 같은 투구폼에서 나오는 류현진의 서클체인지업은 속구처럼 날아오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떨어지며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류현진의 삼진 중 절반은 체인지업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체인지업의 각이 많이 무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체인지업이 장타로 연결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11개 피홈런 중 4개가 체인지업을 공략당한 것이었다. 예년보다 체인지업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고 떨어지지 않은 체인지업은 타자들이 치기 딱 좋은 공이었다. 체인지업이 통하지 않자 류현진은 슬라이더와 커브의 비중을 늘리며 투구 패턴에도 변화를 주곤 했다.
투수 출신의 한화 한용덕 감독대행은 "현진이 체인지업이 예전보다 덜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초반에는 타점이 높아서 잘 떨어졌는데 요즘은 팔이 조금 처지면서 체인지업의 각도 무뎌졌다"며 "현진이 스스로도 잘 안 되니까 자꾸 연습해 보더라. 겉으로 볼 때 설렁설렁하고 농땡이 피우는 것 같아도 필요할 때에는 집중적으로 훈련한다. 머지 않아 본래의 감각을 찾을 것"이라고 믿어보였다.
한용덕 감독대행의 말대로 이날롯데전에서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예의 날카로움을 되찾았다. 삼진 9개 중 4개 결정구가 체인지업이었다. 특히 8회 홍성흔-황재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 체인지업이 아주 날카롭게 떨어졌다. 속구처럼 날아오다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이었다. 이날 그는 132개 공 중에서 직구(74개) 다음으로 많은 공으로 체인지업(29개)을 택했다. 최고 구속 137km.
류현진은 "최근 몇 경기 체인지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뭔가 밀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며 "그립도 바꿔보며 변화를 줬는데 다시 원래 그립대로 던졌다. 체인지업이 다시 잘 떨어져 다행"이라며 웃었다. 송진우 투수코치도 "그동안 체인지업이 여러차례 바람에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심리적인 문제일 뿐이지 여전히 현진이의 체인지업은 위력적인 공"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의 명품 서클체인지업은 예부터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통할 수 있는 최고의 공으로 불렸다. 힘있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낼 특급 무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올해 유난히 무뎌졌던 체인지업이 다시 날카롭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의 피칭을 지켜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역시 체인지업이 좋다"며 긍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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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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