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승1패' 한용덕 체제 한화, 3가지 대반전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9.07 10: 42

대반전이다. 이렇게 빨리 팀이 수습될 줄은 누구도 몰랐다.
한용덕(47) 감독대행이 난파 직전의 한화를 구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달 28일 한대화 감독의 중도 퇴진과 함께 남은 시즌을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로 치르고 있다.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 시작과 함께 3연승을 내달린 한화는 이후 첫 패를 당했으나 2연승으로 다시 반등했다.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 5승1패 놀라운 상승세. 단순히 분위기 반전 효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들이 있다.
▲ 경기 초반 번트가 없어졌다

가장 큰 변화는 경기 초반 번트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한용덕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6경기에서 희생번트는 5개 있었다. 3회 1개, 5회 2개, 7회 1개, 8회 1개로 경기 중후반에 희생번트가 몰려있다. 이전에는 1회 13개, 2회 9개, 3회 12개로 경기초반에 희생번트가 집중됐다. 하지만 한 대행은 장성호를 2번 타순에 전진배치하며 경기 초반에 강공 승부를 벌이고 있다.
한 대행은 "될 수 있으면 경기 초반에는 번트를 하거나 작전을 많이 걸지 않으려 한다. 살든 죽든 타자들에게 칠 수 있는 기회와 경험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중후반 1점이 필요할 때 확률 높은 번트를 대고 있다. 한용덕 대행 체제에서 한화의 희생번트 이후 득점 성공률 60.0%로 종전 46.5%보다 상승했다. 경기 초반 기계적인 번트로 아웃카운트를 소모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효과적으로 쓰고 있다.  
▲ 실책·주루·견제사가 없어졌다
올해 한화의 발목을 잡은 건 어이없는 실책이었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실책이 쏟아지며 팀 전체가 한 순간에 무너졌다. 한용덕 대행은 "결국 야구는 수비가 강해야 한다. 수비가 안정돼야 경기를 비슷하게 가져갈 수 있다. 우리가 그동안 수비 안 되며 무너진 경기가 많았다. 승패를 떠나 대등한 경기를 위해서라면 수비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큰 차이 없더라도 수비 강한 선수를 상황에 맞게 기용하며 실책을 최소화하고 있다. 6경기에서 실책은 1개 뿐이다.
수비 뿐만 아니라 황당한 주루사와 견제사도 없어졌다. 한용덕 대행 체제 6경기에서 주루사는 단 하나 뿐이며 리그에서 가장 많았던 견제사는 단 하나도 없다. 이학준과 하주석처럼 발 빠른 선수들을 경기 중후반 승부처에서 대주자로 적시에 기용하며 득점 확률을 높이고 있다. 한용덕 대행은 "발 빠른 선수들을 중요할 때 활용하려 한다. 우리는 안타 2~3개를 치고도 홈에 들어오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주루 플레이도 확실히 세련돼졌다.
▲ 적극적인 도루가 많아졌다
가장 큰 변화는 도루다. 한용덕 대행 체제 6경기에서 무려 8개의 도루가 나왔다. 도루 실패 3개까지 더하면 경기당 평균 2개에 가까운 도루를 시도하며 상대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종전에는 경기당 평균 1개를 갓 넘는 수준이었다. 한용덕 대행은 "그린라이트의 선수들은 언제든 뛸 수 있게 하고 나머지 선수들도 상황에 따라 도루 사인을 내고 있다. 적극적으로 뛰어서라도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팀 타율 7위(0.253)와 출루율 6위(0.339)의 팀이다. 기본적으로 주자가 많이 나가지 않는다. 한용덕 대행은 "적은 안타로 득점을 뽑으려면 기동력을 살리는 수밖에 없다. 성공 확률이 50% 이상이면 승부를 걸어야 한다. 죽어도 좋으니 과감하게 달릴 것을 주문한다"며 "안타 2~3개에도 득점을 올릴 못할 때에는 정말 안타깝다. 우리도 이제 안타 하나 치고도 득점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물론 무작정 도루는 없다. 한 대행은 "상위타선에는 타격 능력이 좋은 타자들이 있기 때문에 확실한 기회가 아니면 도루를 자제한다. 하위타선에서는 도루를 적극적으로 시도한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주목할 건 도루 성공률이 72.7%로 종전 64.4%보다 상승했다는 점. 한 대행은 "상대 투수교체 직후나 볼 배합에 따라 도루 타이밍이 있는데 그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도루의 증가는 한화 야구의 세밀함 강화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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