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수’ 대표주자 두 팀이 돌아왔다. 지난 5일 두 번째 미니음반 ‘아티스트’를 공개한 UV와, 7일 디지털 싱글 ‘오, 예!’를 발표한 형돈이와 대준이가 그 주인공이다.
음원 공개와 함께 두 팀이 공개한 뮤직비디오는 B급 정서 충만한 코믹 상황과 직설 가사가 주는 속 시원한 쾌감으로 보는 즉시 웃음을 터뜨리지 않고는 배길 재간이 없다. 대중문화 전반에 부는 90년대 바람을 넘어 이들의 뮤직비디오 속 모습은 시대를 훨씬 더 거슬러 복고가 아닌 ‘촌티’의 옷을 입었다. ‘개가수’ 대표주자다운 행보다.

# UV, 윤도현 합세 막장 드라마 타이즈 뮤비
UV의 신곡 ‘그 여자랑 살래요’ 뮤직비디오는 드라마타이즈 형식으로 제작됐다. 그러나 여타 가수들이 만드는 스토리가 있는 애틋한 전개는 결코 아니다. ‘그 여자랑 살래요’ 제목에서 느껴지는 힌트대로 이번 뮤직비디오는 ‘막장’ 드라마 타이즈를 표방했다.
유복한 집안의 아들이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데려왔지만 어머니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친다는 내용을 담은 이 뮤직비디오는 막장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 곳곳에 등장한다. 결혼을 우기는 아들의 얼굴에 물벼락을 퍼붓는 어머니를 비롯해, 남자친구 어머니의 극구 반대에 ‘복수’를 외치는 여성, 알고 보니 ‘내가 니 애비’라는 출생의 비밀 상황이 인물들의 진지한 모습으로 구현된다.
여기에 록스타로 변신한 UV 멤버들과 피처링 가수로 참여한 YB 윤도현은 긴머리 가발을 뒤집어쓰고 과장된 표정과 열창으로 코믹 상황을 배가시킨다.
숨김없이 직설적인 가사가 주는 재미도 여전하다. “엄마도 기다려 왔겠지 좋은 며느리를. 생긴 건 놀게 보여도 걔 안 그래”, “엄마도 기다려 왔겠지 대학 나온 여자. 고졸은 사람도 아닌가 중졸 엄마”, “월세라도 좋아 화장실만 있다면 500에 50” 등 듣고 있자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 형돈이와 대준이, 노래방 화면으로 꾸민 뮤비
형돈이와 대준이의 신곡 ‘오, 예!’는 흡사 노래방 화면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을 준다. 동네 뒷동산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뮤직비디오는 노란색 글씨로 쓰인 가사를 화면에 고스란히 노출시키며 저렴함을 전면에 부각시킨다. 이어지는 장소 역시 MT촌을 연상케 하는 펜션에서 방 구석구석을 돌며 진행되는 식이다.
앞서 발표한 ‘올림픽대로’, ‘안좋을 때 들으면 더 안좋은 노래’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팍팍한 현실을 노래했다면, 이번 ‘오, 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어보자는 메시지를 가사에 담았다. “여자친구 통금시간 10시 지금시간 9시 근데 부모님이 여행갔대”, “용돈이 떨어졌네 돈 나올 구멍 없네 근데 아빠 술 드시고 왔네”, “돈 빌린 친구한테 전화 와서 안 받았어 근데 문자로 내일 군대간대 충성!”라고 키득대지만 “여친도 없고 차도 없고 돈도 없지만 그냥 날씨가 너무 좋네”라며 웃음을 잃지 않는다.
여기에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를 히트시키며 이 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노란 금목걸이와 니트 티셔츠, 일명 '매니저 가방'이라고 불리는 백을 겨드랑이 아래에 밀착시킨 모습으로 웃음과 친근함을 어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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