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적인 노바운드 광속 송구는 아니었다. 그러나 원바운드로 정확히 포수 미트에 들어가는 송구를 보여주며 상대의 상승세를 끊는 천금 활약을 펼쳤다. 넥센 히어로즈의 신고선수 출신 2년차 외야수 문우람(20)이 팀의 명운이 달린 경기에서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문우람은 7일 잠실 두산전에 9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비록 안타는 때려내지 못했다. 그러나 6회와 9회 각각 윤석민과 김재호의 홈 쇄도를 막는 간결하고도 정확한 송구를 선보이며 상대의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팀은 연장 11회까지 가는 끝에 3-2로 신승, 문우람의 2보살은 넥센을 구한 천금 같은 호송구였다.
1-2로 뒤지고 있던 두산은 6회말 2사 1,2루에서 이원석의 좌전 안타로 동점을 만들 수 있던 순간을 맞았다. 윤석민은 김민호 3루 코치의 팔스윙을 확인한 뒤 그대로 홈으로 달렸으나 문우람의 송구는 정확하게 포수 허도환의 미트로 향하며 윤석민의 주루사를 이끌었다.

이 뿐만 아니다. 2-2로 맞선 9회말 1사 1,2루에서 손시헌의 좌전 안타 때 2루에 있던 김재호도 3루를 거쳐 홈으로 주저없이 뛰었다. 그러나 짧은 수비 시프트에서 문우람은 이번에도 정확하게 홈으로 송구, 발이 느리지 않은 김재호를 여유있게 잡아냈다. 상대의 동점 기회와 끝내기 기회를 모두 물거품으로 만든 문우람의 호송구였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넥센에 신고선수 입단한 문우람은 사실 2010년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표로도 뽑힌 유망주였으나 177cm 72kg로 체구가 왜소한 편이었고 장타-주루-수비에서 경쟁자들에 비해 확실히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는 판단 하에 드래프트에서 물을 먹고 말았다. 대학 진학 대신 넥센 신고선수 입단을 결정한 문우람은 1시즌을 마치고 올 시즌 전 정식 등록에 성공했다.
비록 7일 경기 타격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이전경기까지 3경기 6타수 3안타로 정확성까지 보여준 문우람이다. 김시진 감독도 문우람에 대해 "타석에서 주눅들지 않더라"라며 당돌한 신예를 칭찬했다. 문우람의 올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72경기 3할3푼 1홈런 26타점으로 타격 정확성이 돋보였다. 구단 관계자는 "이용규(KIA)의 분위기도 풍기는 유망주"라며 칭찬했다.
올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발간한 미디어북에도, 공식 홈페이지에도 문우람은 좌투우타로 되어있다. 우투좌타 외야수인 문우람에 대한 관심도가 시즌 전 팀 내에서도 많이 미약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문우람은 1군 등록 후 타격 정확성은 물론 외야수로서 기본이 되는 송구 능력을 보여주며 충분히 1군 선수로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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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