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호-김인태, ‘잠실의 미래들이 뜬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09.08 07: 16

아직 고등학교 졸업장도 못 받은 선수들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잠실 라이벌’ 두산과 LG 팬들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물론 좋은 쪽에서의 의미다. 김인태(18, 두산 입단 예정)와 강승호(18, LG 입단 예정)가 눈에 띄는 활약으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한국은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5-6위전으로 밀렸다. 전체적으로 만족할 만한 경기력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대다수의 선수들은 지난 8월 20일 있었던 ‘2013년 프로야구 신인지명회의’에서 프로팀들의 지명을 받았다. 이제 막 출발점에 선 것과 다르지 않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천안북일고 출신 야수들인 김인태와 강승호다. 외야수 김인태는 붙박이 톱타자로 날카로운 타격을 선보였다. 7일 캐나다전까지 타율 4할(20타수 8안타)의 맹타로 활발하게 기회를 열었다. 유격수 강승호도 전 경기에 출장하며 내야수비와 타선의 중심을 지켰다. 타율은 2할3푼3리(30타수 7안타)로 생각보다 저조했지만 안정된 수비력과 기동력이 돋보였다.

두산에 1라운드 4순위로 지명된 김인태는 호쾌한 타격과 빠른 발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크지 않은 체구(179㎝, 75㎏)임에도 갖다 맞추는 타격보다는 과감하게 잡아당기는 스윙이 인상적이다. 총알 같은 타구를 날리곤 했던 이정훈 현 청소년대표팀 감독의 현역 시절 타격을 연상케 한다. 좌타자라는 장점에 수비 범위가 비교적 넓다는 것도 프로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김인태는 타격폼과 스윙에 대한 질문에 “1학년 때는 힘이 없어서 지금보다는 뒤쪽에 타이밍을 놓고 쳤었다.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힘을 키웠고 2학년 때부터 (이정훈) 감독님의 조언으로 타격폼을 수정했다”라고 말했다. 경기를 TV로 지켜봤다는 김진욱 두산 감독은 “여기 와서 잘 해야지”라고 웃으면서도 “스윙이 몸에 붙어 나온다. 무리하는 부분도 없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승호는 드래프트 전부터 LG가 눈독을 들였던 선수로 1라운드 3순위 지명을 받았다. 야수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번이었다. 장타력을 비롯한 타격 재능이 있고 무엇보다 유격수의 최대 덕목인 수비력에서 가능성이 엿보인다. 한 구단 스카우트는 “보통 신인들이 프로에 와서 가장 애를 먹는 부분이 수비인데 강승호는 수준급의 수비력을 갖췄다. 좀 더 빨리 프로에 적응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발에도 장점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 3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홈런보다 더 어려울 수 있는 3루타도 2개를 쳤다. 강승호는 “정성훈 선배의 홈런 능력과 오지환 선배의 수비 능력을 모두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하면서 “호타준족이 되고 싶다. 지켜봐 주시는 만큼 열심히 해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고교와 대표팀에서 두 선수를 지도한 이정훈 대표팀 감독 역시 이들의 프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이 감독은 “현재 대표팀 선수 중 김인태와 강승호가 가장 안정적이다. 스윙의 기본기가 잘 되어 있고 맞추는 능력이 있다. 심리적인 부분이 좀 더 나아진다면 프로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곧 자신의 품을 떠날 제자들을 응원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