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회에서 경기 중 마운드에 대못질을 하는 풍경이 벌어졌다. 우리나라 이야기다.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한국-일본의 5-6위 순위 결정전. 공을 던지고 있던 한국 선발 이건욱은 3회 투구를 중단했다. 마운드에 있는 이물질이 발에 걸린 까닭이었다.
이물질의 정체는 마운드 아래 박혀 있던 대못이었다. 전날 밤 세게 내린 비에 흙이 무너지면서 대못이 드러났던 것. 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경기를 잠시 중단하고 마운드에서 망치로 못을 다시 박는 작업을 했다.

이번 대회는 1981년 제1회 대회 이후 31년 만에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회 최종 3라운드 순위결정전이라는 큰 경기에서 아쉬운 마운드 상태로 국제적인 굴욕을 자초했다.
경기중 마운드에서 대못질을 하고 있는 것을 바라보면서 일본의 고교야구 선수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한국의 어린 선수들의 어깨를 수그러들게 할 만한 사건이었다.
한편 한국은 이건욱의 8이닝 무실점 호투와 타선 집중력으로 일본에 3-0 영봉승을 거두고 이번 대회를 5위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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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