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취재석] 엠넷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가 이번 시즌4 역시 일명 '악마의 편집'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다. 악마의 편집, 낚시 편집이라는 용어로 통하는 자극적인 이 방법은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슈스케'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기술이다.
죠앤 강용석 등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을 만한 '핫한' 인사들의 예선 참가기를 2~ 3주씩 늘려 내는가 하면 참가자 얼굴에 잦은 모자이크 처리를 하기도 한다. 또 방송에 한창 몰입하던 시청자들에게 불쑥 '60초 후에 공개합니다'라는 화면을 선보이면서 맥을 끊어버리는(?) 일도 빈번하다. 탈락 여부가 결정되는 흥미진진한 순간에 전혀 다른 내용이 담긴 화면으로 전환해 원성을 사기도 했고 지난 7일 방송된 4회를 비롯해 박진영 친척이라거나 이승기의 사촌이라거나, 유명 걸그룹 멤버의 전 남자친구라는 등의 참가자들이 꾸준히 전파를 탔다. 이는 인기 스타들의 유명세를 의식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제작진의 의도가 다분히 엿보이는 대목.
이른바 '악마의 편집'은 지난 세 시즌을 통해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단 평가를 받았다. 실로 이 고도의 계산이 깔린 제작진의 편집 기술은 절묘한 매력을 뿜어내고 시청 욕구를 자극하는 무기다. 또한 '편집 때문에 짜증난다'는 쪽과 '편집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는 식으로 반응이 엇갈린 시청자들이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을 벌이면서 제작진은 손 안대고 코를 푸는 격으로 홍보 효과를 봤다. 이처럼 악마의 편집은 다음 회를, 다음 주를 기다리게 만드는, 즉 그간 '슈스케'가 사랑받은 이유 중 한 가지로 당당히 꼽힐 정도.

그러나 시즌4가 막이 오르면서 시청자들도 이젠 악마의 편집에 상당한 면역력이 생긴 분위기다. '60초 후에 공개됩니다'란 자막은 이제 너무 식상하고 일부 특이한 참가자들의 신상을 미끼로 던지는 낚싯줄도 지겨울 지경. 죠앤이나 강용석의 경우처럼 예선 당락 여부마저도 2~ 3주씩 기다려서야 확인할 수 있는 엿가락 방송에 흥미를 느끼고 기대를 표하기보단 화가 나고 흥미가 떨어진다는 반응들도 거세다. 일부 네티즌은 방송 후 악마의 편집과 관련해 '이젠 다음 상황이 너무 뻔하고 예측 가능하다. 시시하다'고 핀잔을 주기도.
이러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이제 시즌4까지 이른 '슈스케'에게 떨어진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제로 보인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 두 번이라는데 악마의 편집이 아무리 재미났다고 한들 4년 내내 한결같이 사랑받기엔 무리다. 이런 때일수록 악마의 편집이나 낚시를 최소화하고 오히려 역으로 담백하고 정직하게 접근한다면 시청자들 입장에서 차라리 신선할 수도 있겠다. 이제 방송 초반에 놓인 '슈스케4'가 좀 더 세련되고 현명한 편집과 재주로 시청자들을 꾀어내길 기대해본다.
윤가이 기자 issu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