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히어로 인터뷰는 누가 했지?”
김시진(54) 넥센 감독은 8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구단 관계자에게 대뜸 어제 수훈선수 인터뷰의 주인공을 물었다. “서건창이었습니다”라는 관계자의 말에 “그래?”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은 김 감독은 “문우람도 같이 했습니다”라는 덧붙임에 그때서야 “그래야지”라며 환한 얼굴을 지었다. 그만큼 문우람의 송구는 김 감독의 뇌리 속에도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넥센 외야수 문우람(20)은 7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 좌익수 겸 9번 타자로 출전했다. 비록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정확한 홈 송구 2개로 팀을 살렸다. 2-1로 앞서고 있던 6회 2사 1,2루에서 이원석의 좌전 안타 때 홈으로 쇄도하던 윤석민을 잡았다. 속도와 정확성을 모두 갖춘 그림 같은 송구는 포수 허도환의 미트로 빨려 들어갔다.

2-2로 팽팽히 맞선 9회 1사 1,2루에서도 문우람의 어깨가 빛났다. 손시헌의 안타 때 홈에서 2루 주자 김재호를 아웃시켜 두산의 끝내기 기회를 저지했다. 문우람의 송구로 기사회생한 넥센은 연장 11회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김시진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두 번째 송구는 우리도 잡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첫 번째 송구는 나도 놀랐다. 어렵다고 생각한 순간에 공이 휙 지나가더라”라고 칭찬했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한 문우람은 지난해 신고선수로 넥센에 입단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72경기에서 타율 3할3푼(176타수 58안타) 26타점의 활약으로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끌었고 지난 9월 1일 엔트리 확대에 맞춰 1군에 합류했다. 1일 대구 삼성전에서 생애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문우람은 그 후 팀이 가진 3경기에 모두 출장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김 감독은 “투수출신이라는 이야기는 들었다. 공을 던지는 것을 보니 잘 던지더라. 역시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한 장기영을 연상시켰다. 2군 데이터를 보고 예전에 한 번 올리려고 했는데 부상 때문에 시기가 잘 안 맞았다. 엔트리 확대 때는 무조건 올린다는 생각이었다. 마침 퓨처스리그 팀이 8월 30일 대구에서 경기를 마치고 강진으로 이동하는 참이었다. 그때 문우람을 대구에 남기라고 지시했다”고 문우람의 1군 발탁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 감독이 평가하는 문우람의 장점은 수비력이다. 김 감독은 “공격보다는 수비가 우선이다. 일단 좋은 수비력을 갖춘 선수다. 타격도 겁 없이 덤벼드는 건 좋다”라고 평가했다. 성실함도 인정받았다. 김 감독은 “2군에서 노력하는 선수들에게는 기회를 다 주고 싶은 것이 감독 마음이다. 열심히 한다는 보고를 받았었다”고 강조했다. 문우람은 8일 문학 SK전에도 선발 좌익수 겸 9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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